등록 : 2013.04.04 19:49
수정 : 2013.04.0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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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김주찬이 3일 한화와의 경기 1회 유창식이 던진 공에 왼쪽 손목을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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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내달 하순까지 결장
신종길·김상현으로 공백 메워야
9번 김선빈 2번으로 올릴 수도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사상 최고의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3경기에 12타수 6안타에 타점 1위(7타점), 도루 공동 1위(4도루)를 달리고 있었다. 4년간 총액 50억원에 기아(KIA)로 이적한 김주찬 이야기다.
기아는 ‘김주찬 효과’에 힘입어 3경기에서 23득점(공동 1위)을 쓸어담았다. 1번 타자 이용규와 함께 리그 최강의 테이블세터를 형성했다. 지난 시즌까지 2번을 맡던 김선빈이 9번으로 내려가 하위 타선과의 연결도 끈끈해졌다.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렀던 기아가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데에는 이적생 김주찬의 존재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 김주찬이 6~8주 결장하게 됐다. 김주찬은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1회초 상대 선발 유창식의 공에 왼쪽 손목을 맞고 손목 골절상을 당했다. 검사 결과 수술과 재활에 총 6~8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주찬 효과에 웃던 선동열 기아 감독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김주찬 없이 최소 5월 하순까지 버텨야 하게 된 것이다. 기아로서는 시즌 초반부터 커다란 시험대에 올랐다.
다행인 것은 기아의 두터운 선수층. 3일 경기에서 김주찬을 대신해 들어온 신종길은 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김주찬의 공백을 메웠다. 신종길은 제한된 출장 기회에도 개막 후 3경기에서 7타수 5안타(타율0.714) 8타점으로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신종길은 시범경기 때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지만 김주찬의 영입으로 자리를 찾지 못해 주로 벤치에 머물렀다. 신종길이 지금 같은 모습으로 김주찬이 복귀할 때까지 빈자리를 메워준다면 기아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9번에 내려간 김선빈이 다시 2번 타순으로 올라와 이용규와 짝을 이룰 수도 있다. 김주찬이 없을 때도 김선빈은 부동의 톱타자 이용규와 짝을 이뤄 리그 최강의 테이블세터진이라는 평을 들어왔다. 개막 이후 이용규의 타율이 1할대로 부진하지만 김선빈이 4할대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아직 제 기량을 못 찾고 있는 거포 김상현이 김주찬 대신 좌익수로 출장할 수도 있다. 김상현은 개막 후 2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언제든 한방을 터뜨릴 수 있다.
문제는 오히려 김주찬 본인일 수 있다. 경기력이 절정을 달리고 있을 때 부상을 당한 김주찬이 복귀 뒤 빠르게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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