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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만루 홈런 ·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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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홈런은 사상 최다 ‘만루홈런은 풍년, 홈런은 흉년.’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프로야구에서 만루홈런과 전체 홈런 기록이 서로 어긋난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등 알쏭달쏭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상 첫 ‘40만루 홈런’ 눈앞= 올 시즌은 사상 처음으로 만루홈런 40개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 15일 기아 김상훈이 엘지와의 광주경기에서 시즌 37호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려 한 시즌 최다 만루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그동안은 2001년과 2004년의 36개가 최고였다. 1985년에는 고작 5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17일까지 프로야구 전체 경기의 81%(408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한 시즌 만루홈런 40개는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전체 홈런은 가뭄= 반면, 홈런은 가뭄에 콩 나듯 터지고 있다. 17일까지 713개에 그쳤다. 409경기를 소화했던 지난해 이맘때(889개)와 견줘 176개나 줄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 일정수를 놓고 계산해보면, 올해는 880개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1997년 한 시즌 834개의 홈런을 기록한 뒤 가장 적은 수치. 이승엽이 국내에서 뛰었던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한 시즌 1천개 이상의 홈런이 나왔던 것과 견주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토종 거포들의 사정을 보면 상황이 더 분명해진다. 홈런 2위 이범호(한화)가 26개에 그치고 있다.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19개(7위·삼성)로 명함을 내밀기조차 쑥스럽다. 이대로라면 95년 뒤 처음으로 토종 최고 거포가 한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왜?= 올해는 투고타저 현상이 뚜렷하다. 거포들이 눈에 띄게 줄었고, 연속경기가 사라져 투수들이 힘을 비축한 탓이다. 그러나 만루 상황은 눈에 띄게 많아졌다. 김상훈 <에스비에스(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투수들이 맞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볼넷과 실책이 잦아져 만루 상황이 예년보다 많아졌다”며 “그래서 홈런은 줄었지만, 만루홈런은 많아지는 이상 현상이 빚어졌다”고 풀이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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