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22 19:26
수정 : 2013.04.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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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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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변칙 금지’
투수 로테이션 철저히 지켜
3점차 박빙승부 10경기 전승
허약한 불펜 강화 최대 숙제
‘변칙 금지.’
넥센이 최근 5연승을 달리는 밑바탕에는 염경엽(45) 감독의 원칙이 자리잡고 있다. 염 감독은 나이트, 김병현, 밴헤켄, 김영민, 강윤구로 이어지는 투수의 등판 일정을 철저히 지킨다. 다음날 넥센의 선발 투수가 누구인지는 ‘선발 예고’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세간의 관심이 ‘막내’ 엔씨(NC)와 한화의 연패 경쟁과 기아의 불방망이에 집중돼 있는 사이 넥센이 슬그머니 단독 2위(12승6패, 승률 0.667)로 치고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넥센 상승세의 원인으로 염경엽 감독의 리더십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김정준 <에스비에스 이에스피엔>(SBS ESPN) 해설위원은 “초보감독치고는 너무 잘하고 있다”는 명쾌한 평가를 내놨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다. 염경엽 감독은 프로야구에서 연구를 많이 하는 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혼자 연구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코치진과 선수단 전체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박동희 <엠비시스포츠플러스>(MBC Sports+) 해설위원은 “고시원 같다”는 말로 넥센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열공’의 효과일까. 넥센은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넥센이 거둔 12승 중 10승이 3점 차 이내 박빙 승부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6점 차 이상 패배다. 질 땐 지더라도 이길 수 있는 경기는 가져갔다.
선수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는 것도 염 감독의 장점이다. 그는 스타선수 출신이 아니다. 염 감독은 1991년 태평양에 입단해 10년 동안 896경기에 출전해 저조한 통산 타율(0.195)을 기록하며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코치와 구단 프런트로 일하며 선수와 호흡하고 2군을 관리하는 방법을 익혔다. 그 때문인지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아는 염 감독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쉬고 싶으면 푹 쉬라’고 선수들에게 말할 정도다. 초보감독의 ‘여유’에서 그만의 야구 색깔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박 해설위원은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게 하는 염 감독의 스타일은 장기 레이스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열과 유한준 등 최근 몇몇 선수들의 활약은 그런 편안한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허약한 불펜은 염 감독의 고민거리다. 넥센은 지난해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5월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전반기를 3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결국 뒷심 부족으로 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선수층이 얇아 주전이 체력이 떨어지거나 부상당했을 때 공백을 메우지 못한 탓이다. 넥센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이숭용 <엑스티엠>(XTM) 해설위원은 “에스케이와 함께 4강 진출을 다툴 것으로 보이지만 불펜에서 불안감이 있다. 문성현과 한현희가 살아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염 감독이 불펜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4강 진출의 관건으로 보인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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