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5.05 21:03
수정 : 2013.05.05 22:18
치열한 난타전 끝에 13-9 기아 승
기아, 선두부터 하위타선까지 폭발
넥센 박병호 3점홈런 2개 빛바래
타력의 진수란 이런 것인가?
넥센은 ‘공격의 교과서’였고, 기아는 그 교과서를 개정했다. 쏘면 맞받아치고, 엎어뜨리면 되쳤다. 용과 호랑이의 싸움인 ‘용호상박’의 형국은 만원 관중을 기쁘게 했다. 어느 쪽이건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한판이었다.
기아 타이거즈가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치열한 난타전을 벌인 끝에 13-9로 승리했다. 선두를 놓고 겨룬 싸움에서 이긴 기아는 1위를 탈환했다. 넥센은 1위에 오른 지 3일 만에 선두 자리를 기아에 내줬다.
이날 양팀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3일 1차전(넥센 1-0승), 4일 2차전(기아 8-4승)에서 장군멍군을 주고받은 만큼 이날 경기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넥센의 경우 테이블세터진이 밥상을 차려주면 중심타선이 타점을 쓸어담았다. 0-4로 뒤진 3회말 1사 1루에서 1번 서건창과 2번 장기영이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3번 이택근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4번 박병호는 좌월 스리런 홈런(120m)을 뿜어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서건창과 장기영이 나란히 3타수 2안타에 각각 2볼넷과 1볼넷을 기록하며 착실히 출루했고, 이택근과 박병호는 5타수 2안타를 올리며 9타점을 합작했다. 특히 박병호는 3회에 이어 5회에도 연타석 3점 홈런을 터뜨리며 7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 개인 통산 최다 타점이다.
그러나 기아는 넥센보다 강했다. 앞서 판을 까는 선두 타선부터 하위까지 완벽한 균형을 보여주었다. 중심 타선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였다. 그만큼 숨 쉴 틈이 없었다. 기아는 4-5로 역전당한 4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1번 이용규와 2번 김선빈이 볼넷으로 나갔다. 이어 이범호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4번 나지완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희섭이 우전안타를 터뜨려 1사 1·3루로 기회를 이어갔고, 하위타선 신종길과 차일목이 각각 2타점과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타자 일순한 뒤 이용규가 다시 1타점 안타로 6점을 추가하며 10-5 대역전에 성공했다.
넥센도 끈질겼다. 박병호는 5회 3점 홈런과 7회 1타점 땅볼 타구로 끈질기게 기아를 괴롭혔다. 기아도 이에 질세라 7회 최희섭이, 8회 김선빈과 이범호가 타점을 올리며 도망갔다. 경기 뒤 선동열 기아 감독은 “상하위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인해 많은 득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일 1차전에서 기아의 선발 양현종은 8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잡으며 1실점 완투를 했음에도 타선의 불발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기아는 맹타를 휘둘렀고 선발 헨리 소사는 5이닝 동안 8실점(8자책)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이날 제구가 흔들리면서 3⅓이닝 8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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