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20 14:34
수정 : 2005.08.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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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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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2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4년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비록 5⅓이닝 동안 5실점이나 하고 시즌 방어율은 6.07이나 되는 쑥스런 성적표지만 박찬호는 선수생명을 건 부상과의 끈질긴 싸움에서 승리, 4년만에 다시 한 번 두 자리 승수를 올리는 '이기는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부상이나 슬럼프 등으로 한 번 무너진 투수가 다시 일어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박찬호처럼 나락으로 떨어진지 4년만에 다시 일어서는 경우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선발로 등판한 투수 200여명 가운데 4년만에 다시 10승 고지를 밟아본 경험이 있는 투수는 10명 남짓.
93년 16승7패를 기록한 뒤 97년 17승11패를 기록한 커트 실링(보스턴 레드삭스)이나 98년 11승 10패에 이어 6년만인 2004년 14승9패를 올린 이스마일 발데스(플로리다 말린스) 등이 고작이다.
그 가운데 99년에 이어 올시즌 6년만인 올시즌 처음으로 10승을 돌파한 존 스몰츠(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상당 기간을 팀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고 또 운이 좋아 10승을 넘어선 뒤 곧바로 제자리를 찾았다가 다시 간신히 10승을 돌파한 투수도 있다. 박찬호처럼 완벽하게 망가졌다가 다시 일어선 경우는 더욱 드문 일이다.
물론 많은 연봉 때문에 보다 많은 재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재기하지 않아도 평생을 먹고 살 만큼의 부와 명성을 얻었는데 과연 그렇게 악착같이 재기를 위해 몸부림 칠 이유가 있었을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깎아내려도 박찬호가 4년만에 10승 투수가 되는데 들인 노력이나 의지는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10명 남짓 되는 그 투수들 가운데 일부는 힘들게 재기를 한 뒤 1년만에 다시 고꾸라지며 자신의 재기를 '우연'이나 '깜짝쇼'으로 만들어버렸다.
지난해 5년만에 10승 투수로 복귀한 뒤 올시즌 현재 4승11패로 다시 허물어진 호세 리마(캔자스시티 로열스)나 지난해 6년만에 10승을 거둔 후 올시즌 다시 부상에 시달리며 1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이스마일 발데스(플로리다 말린스)가 그런 경우다.
박찬호가 거둔 4년만의 10승 돌파에 많은 팬들이 갈채를 보내고 있다.
거기에는 역경을 이겨낸 것에 대한 찬사도 있겠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 있다.
(알링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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