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에 등장한 또 한명의 ‘괴물 신인’
|
다저스타디움에 또 하나의 ‘괴물 신인’이 등장했다. 쿠바산 특급 유망주 야시엘 푸이그(23·엘에이 다저스)다.
5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안방경기에서 푸이그는 홈런 2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5타점을 쓸어담으며 9-7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같은 곳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지 하루 만이었다. 전날 푸이그는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푸이그는 이날 팀이 2-5로 뒤진 5회말 샌디에이고 선발 클레이턴 리처드의 초구를 잡아당겨 왼쪽 관중석에 떨어지는 대형 3점포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7-6으로 앞선 6회말에는 상대 투수 타이슨 로스의 2구째 투심패스트볼을 밀어쳐 이번에는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2점포를 쏘아올렸다. 데뷔 2경기 만에 2홈런 5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1949년 피츠버그의 디노 레스텔리 이후 64년 만이다.
빈약한 공격력에 허덕이는 다저스로서는 푸이그의 등장이 반갑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는 힘과 파워 그리고 송구 능력까지 갖춘 선수다. 상당한 임팩트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푸이그는 지난해 6월 다저스와 7년간 4200만달러(약 474억원)에 계약하며 일찌감치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강력한 파워뿐 아니라 정확한 타격 능력, 빠른 발과 수준급의 수비 실력까지 갖춘 전천후 선수로 알려졌다.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517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푸이그의 데뷔는 류현진(26)보다 늦어졌다. 맷 켐프, 칼 크로퍼드, 앤드리 이시어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 외야에 푸이그의 자리는 없었다. 또 푸이그는 뛰어난 실력에 비해 사생활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월 과속, 난폭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되는 등 경기장 밖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켐프, 크로퍼드 등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급하게 호출받은 푸이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타선의 득점지원이 절실한 류현진(26)으로서도 푸이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다저스 누리집에는 류현진이 푸이그와 함께 승리를 자축하는 수영 세리머니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또 한명의 괴물로 인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류현진은 일찌감치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올 시즌 목표 중 하나로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9일 엘에이 에인절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자 현지 언론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류현진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또 다른 ‘괴물 투수’ 셸비 밀러(23·세인트루이스)와의 2파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2경기로 류현진에게는 또 한명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를 지난해 신인왕 마이크 트라우트(엘에이 에인절스)와 비교하기도 했다.
신인왕 타이틀이 타자에게 유리하다는 점에서는 푸이그가 류현진보다 한발 앞서 있다. 지난 10년 동안 투수로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선수는 2011년의 크레이그 킴브렐(애틀랜타)과 2003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단 2명뿐이다. 아직 내셔널리그에 눈에 띄는 신인 타자가 없다는 점에서 푸이그는 단 2경기만에 매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셈. 그러나 류현진이 다저스 선발진의 한축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과 달리 아직까지 푸이그는 기존 외야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점에서는 류현진이 앞서 있다. 류현진은 11경기에서 8번의 퀄리티스타트와 6번의 선발승을 챙기며 매 경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호투를 펼치며 매번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점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