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16 16:26
수정 : 2013.06.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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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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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LG-넥센전 5회말 2사 만루에서 2루 심판 오심
2루 플레이는 2루심의 몫…다른 심판, 개입할 수 없어
상황 끝나기 전에 심판 스스로 정정하면 번복도 가능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오심이 때로는 경기 결과를 순식간에 바꾸는 것도 사실이다. 눈에 뻔히 보이는 오심이라면 충격은 더 크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엘지(LG)를 상대한 넥센 선발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5회말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나이트는 박용택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넥센 3루수 김민성은 박용택의 빠른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은 뒤 2루로 송구했다. 1루 주자 오지환이 슬라이딩을 했지만 2루수 서건창의 포구가 떠 빨랐다. 위기를 무사히 빠져나간 나이트는 안도하며 더그아웃으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2루심은 오지환의 세이프를 선언했다. 나이트는 물론 염경엽 넥센 감독까지 그라운드로 나와 강하게 항의했다. 주심인 김병주 심판까지 2루로 와서 어필을 들었지만 끝내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흔들린 나이트는 이병규에게 만루 홈런을 맞는 등 5회가 끝나기도 전에 8점을 내주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넥센은 결국 0-9로 졌다. 결정적인 오심 하나가 팽팽한 균형의 추를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다.
왜 오심은 번복될 수 없을까?
2루에서 발생한 플레이에 대해 판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2루심의 몫이다. 다른 심판이 봤을 때 아웃이라고 해서 2루심의 판정에 개입할 수 없다. 4심 합의를 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만약 공을 떨어뜨리는 등 플레이 자체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담당 누심이 그걸 못 보고 오심을 내렸을 경우에는 4심 합의를 통해 판정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플레이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을 존중해야 하고 다른 심판이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홈런인지 파울인지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했을 때와 심판이 잘못된 규정을 적용했을 때가 4심 합의로 판정을 번복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이다.
만약 심판 스스로가 자신이 잘못된 판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종규 위원장은 “그런 경우 판정을 내린 직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정정하면 번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황이 끝나기 전에 바로 해야 한다. 이미 볼데드가 선언되고 감독까지 올라와서 어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판정을 바꿀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엘지-넥센 경기의 2루심을 맡은 박근영 심판은 16일 ‘2군행’이란 심판위원회 자체 징계를 받고 1군 무대를 떠났다. 조종규 위원장은 “이미 선언된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을 존중하되, 잘못된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넥센은 김민우와 신현철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김병현이 상대편 더그아웃을 향해 공을 던져 퇴장당하는 등 ‘내우’에 휩싸인 가운데 오심이란 ‘외환’까지 덥쳐 6연패 늪에 빠지고 말았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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