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0 19:25
수정 : 2013.06.20 22:11
양키스전 퀄리티 스타트 불구
타선 지원 못받아 시즌 3패째
메이저 한-일 선발대결 첫 패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엘에이 다저스)의 7승이 머나멀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 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삼진 4개를 잡으며 5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지만 시즌 3패(6승)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양키스에 4-6으로 패했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는 6-0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8일 지역 라이벌 엘에이(LA) 에인절스를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 뒤 내리 3경기째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팀이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신인왕 경쟁자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는 8승(4패)을 수확하며 류현진을 추월했다.
■ 한화의 악몽이 되살아나 이날 류현진의 구위는 괜찮았다. 양키스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도 훌륭했다. 그러나 팀이 류현진을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타선은 6회까지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괴물 신인’ 야시엘 푸이그는 1회초 안타를 쳐놓고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2루에서 아웃되며 소중한 공격기회를 날리는 등 공격에 짜임새가 없었다. 수비도 엉성했다. 2루수 스킵 슈마커는 평범한 땅볼을 2번이나 놓치며 류현진을 안타깝게 했다. 2회말 스즈키 이치로의 땅볼성 타구를 놓쳐 2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점도 아쉬웠다. 류현진에 뒤이어 올라온 불펜진이 어이없는 플레이로 3점이나 더 내준 걸 생각하면 설사 류현진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사실상 경기장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한국프로야구 한화 시절 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하면서도 매번 동료들의 부진으로 승리를 날려버리던 고독한 에이스의 모습이 다저스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 완패한 한·일 맞대결 이날 류현진을 상대한 양키스 선발 투수는 일본의 베테랑 구로다 히로키(38). 구로다는 6⅔이닝 동안 8안타를 허용했지만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판정패. 한·일 선발 맞대결에서는 첫 패배다. 양키스의 6번 타자로 출장한 이치로에게는 6회말 솔로 홈런을 맞는 등 첫 맞대결에서 3타수 2안타를 허용했다. 이치로는 미국 무대에서 박찬호에게 31타수 12안타를 쳐내는 등 한국 투수들과의 맞대결에서 통산 0.388의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 위기 관리 능력은 탁월 2회말 라일 오버베이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은 가운데 몰린 직구는 분명 실투였다. 그러나 실투는 그 정도였다. 민훈기 <엑스티엠>(XTM) 해설위원은 “실투도 있었지만 만루 위기에서 삼진과 땅볼로 이닝을 끝내는 등 여전히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고 했다. 류현진은 5회말 1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웰스를 삼진으로 잡고, 5번 토마스 닐에 땅볼을 유도해냈다. 수비수 실책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민 해설위원은 “팀 전력과 분위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류현진도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긴 이닝 동안 적은 실점으로 경기를 끌어주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선발투수의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류현진은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신 역시 패전투수가 됐음에도 류현진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루키 류현진이 다시 한번 강렬한 선발 투구를 보였다”고 평했다. 스포츠 전문채널 <이에스피엔>(ESPN) 역시 “류현진은 또 잘 던졌다. 그의 실수는 2회 오버베이에게 허용한 2루타와 6회 이치로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전부였다”고 평가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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