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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7.18 19:23 수정 : 2013.07.18 19:23

엘넥 돌풍
오심 얼룩
대어 부진
노장 부활

프로야구가 반환점을 돌았다. 팀당 128경기 중에서 70~76경기씩을 치렀다.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지난해 우승팀 삼성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엘지(LG)와 넥센 두산 기아(KIA) 롯데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촘촘하게 엉켜 4강 다툼이 치열하다. 9개 구단 체제로 출범한 첫해 시즌 전반기, ‘백구’를 둘러싼 승부사들의 희로애락이 겹겹이 묻어난다.

■ 희(喜) “올해는 가을야구” LG·넥센 젊은 감독 돌풍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즌 전 삼성, 기아, 두산이 3강을 형성하고 롯데, 넥센, 엘지, 에스케이(SK)가 4위 다툼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가 본격 궤도에 오른 5월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달랐다. ‘절대 강자’ 삼성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엘지와 넥센이 돌풍을 일으키며 기아와 두산을 밀어냈다. 엘지와 넥센은 오랫동안 훌륭한 선수 라인업을 가지고도 번번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엘지는 2002년 이후 10년간, 넥센은 2008년 창단 뒤 한번도 가을야구를 못 했다. 올해는 긍정적인 공통점이 있다. 김기태와 염경엽이란 젊은 감독을 중심으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번 분위기를 타자 완벽한 강팀으로 변모했다. 엘지와 넥센은 나란히 리그 2·3위를 찍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심판에게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장면.

■ 노(怒) 싸우고, 사과하고, 사고치고 ‘다사다난’ 올 시즌 전반기에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포문은 넥센과 두산이 열었다. 5월21일 넥센-두산전에서 12-4로 넥센이 크게 앞선 5회초 강정호가 3루 도루를 한 것이 발단이었다. 크게 앞섰을 때는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어겼다며 두산 투수 윤명준이 넥센 두 타자에게 연속으로 빈볼을 던지면서 선수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었다. 일주일 뒤인 28일 엘지-에스케이전에서 나온 물벼락 사태도 큰 논란을 낳았다. 끝내기 안타를 친 엘지 정의윤이 정인영 <케이비에스엔>(KBS N) 아나운서와 방송 인터뷰를 하던 중 임찬규가 물을 끼얹었고, 팬들 사이에서는 물론 야구계와 방송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뻔했다. 6월에는 넥센 김민우와 신형철의 음주운전 사고와 김병현의 볼 투척 사건이 벌어지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심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6월15일 넥센-엘지전에서 대형 오심 논란이 터진 뒤, 23일 롯데-에스케이전에서는 주심이 바뀐 룰을 몰라 또 한번 비난을 받는 등 잦은 오심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기아 이용규가 도루에 실패한 뒤 탄식하고 있는 장면.

■ 애(哀) “안되네 안돼” 속타는 예비 FA 올 시즌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예비 자유계약선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통 자유계약을 앞둔 선수들은 ‘대박 계약’을 터뜨리려 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곤 한다. 그러나 올해는 오승환(삼성)과 이종욱(두산)을 제외한 ‘에프에이 빅4’로 불렸던 이용규, 윤석민(이상 기아), 정근우(에스케이), 강민호(롯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기아는 톱타자 이용규와 에이스 윤석민의 동반 부진으로 5위로 처져 있다. 이용규는 타율 0.265에 출루율 0.357로 톱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고, 내년 해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하다 복귀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7일에야 겨우 첫 선발승을 올렸다. 한국 최고의 공격형 포수란 평가를 듣는 강민호는 타율 0.240으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하위에 처져 있다. 선수 본인들에게도 좋지 않지만 이들의 맹활약을 기대했던 팬들의 아쉬움도 크다.

엘지 이병규가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하는 3루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인사하는 장면.

■ 락(樂) “야구가 즐겁다” 불혹 노장들의 투혼 70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종심이란 말은 ‘논어’에서 공자가 “마음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이 종심의 경지에 이른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올 시즌 프로야구를 즐겁게 했다. 한국 나이 마흔살이 된 엘지의 캡틴 이병규(9번)와 엔씨(NC)의 이호준(37), 손민한(38)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마음껏 즐겁게 야구 하는 듯하지만 동시에 팀에 녹아들고 팀을 이끈다. 거포가 없는 엘지에서 이병규는 4할에 육박하는 타율(0.391)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고, 이호준(37)은 신생 구단의 주장으로 조카 같은 후배들을 이끌면서 득점권 타율 0.383(3위)으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4년 만에 복귀한 손민한도 불같은 강속구는 없지만 상대의 심리를 꿰는 듯한 노련미로 강타자들을 농락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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