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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05 18:22 수정 : 2013.08.05 22:22

위부터 선동열 감독, 윤석민 선수

윤, 내년 FA 불리한 면 있지만
팀 생각해 마무리 투수 자청
선동열호, 양현종 부상 복귀
선발-계투-마무리 조화 이뤄

에이스 윤석민(27·아래 사진·기아)의 결단이 위기에 빠진 ‘선동열호’의 구명보트가 될 수 있을까?

4일 넥센전 완승(6-0)을 계기로 기아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선발 호투에 불펜의 깔끔한 마무리, 중심타선의 폭발까지 변했다. 집중력도, 패기도 없이 무기력하게 연전연패를 당하던 기아와는 전혀 달랐다. 팀에 합류해 첫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본 외국인 투수 두에인 빌로우는 이렇게 잘하는 팀이 왜 6위냐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기아의 팀 분위기를 180도로 바꾼 주인공은 윤석민. 선발진의 기둥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 윤석민이 보직을 마무리로 바꿨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제 몸상태를 회복하지 못했던 윤석민은 3일 선동열 감독을 찾아가 마무리를 자청했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버리고 팀을 돕는 길을 선택했다.

올 시즌 우승권 전력을 갖췄다는 평을 들은 기아는 선발 이후의 계투-셋업-마무리로 이어지는 불펜이 유일한 약점이었다. 뒷문이 불안해지면서 선발투수도, 타선도 동반 침체에 빠졌다. 7할대 승률로 4월 1위를 질주하던 기아는 5일 현재 39승40패2무로 승률이 5할도 되지 않는다. 마무리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즌 전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로 전환했고, 송은범을 영입하는 등 애를 썼지만 실패로 끝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벌써부터 포기한 듯한 무기력한 플레이가 계속되면서 악순환이 심해졌다.

그러자 윤석민이 결단을 내렸다. 선수단 분위기도 달라졌다. 팀의 에이스 투수가, 그것도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되는 선수가 스스로 마무리를 자청한다는 것은 희생이었다. 선동열(위) 감독도 신인 시절과 2009년 마무리 경험이 있는 윤석민을 내심 생각했지만 감히 먼저 요청하기 어려워했다. 기아는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으로 비로소 균형을 찾게 됐다. 선발진에서는 윤석민이 빠지지만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양현종(9승1패·방어율 2.30)의 부상 복귀와 외국인 투수 빌로우의 합류가 이뤄진다. 불펜은 윤석민을 중심으로 심동섭, 박지훈 등 젊은 선수와 최향남, 유동훈 같은 노장 선수가 조화를 이루게 됐다.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은 팀뿐만 아니라 윤석민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윤석민은 과거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2승5패·방어율 3.99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선발로서 긴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다. 선발등판한 11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는 4번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타선이 한 바퀴 돈 4회부터 6회 사이에 홈런 5방과 2루타 5방을 허용했다.

그러나 불펜에서는 윤석민의 구위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팀의 중심 선수로서 살신성인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다면 에이스로서의 책임감 역시 다시 한번 평가받을 수 있게 된다.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이 사면초가에 빠진 선동열 감독을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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