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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07 19:28 수정 : 2013.08.07 22:27

(왼쪽부터)찰리 쉬렉, 에이스 리즈, 헨리 소사

용병 투수 성적표

엔씨 찰리 쉬렉, 방어율 2위에
20경기 중 16번 퀄리티스타트
타선 물방망이에 고작 7승만

엘지 리즈, 127개 최다 탈삼진
15번 QS에도 7승9패로 ‘불운’

기아 소사는 타선 도움 ‘행운아’

프로야구에서 개인 성적으로 승·패를 따지는 포지션은 투수밖에 없다. 그만큼 투수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투수의 성적은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야구는 팀 경기이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리 잘해도 패전투수다. 동료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운이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동료들의 도움을 가장 못 받은 ‘운 없는 투수’ 1번은 엔씨(NC)의 찰리 쉬렉(7승4패)이 꼽힌다. 승패 이외의 지표로만 보면 최고의 투수다. 방어율 2.38은 기아(KIA) 양현종에 이어 전체 2위이자 외국인 투수 중 1위다. 경기당 평균 6.6이닝으로 가장 길게 던지고, 총 투구도 20경기 132⅓이닝으로 전체 2위다. 불쌍한(?) 찰리는 20경기에서 16번이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4점 이상을 허용한 경기는 단 2번이었다. 엔씨 타선도 찰리를 돕기 위해 열심히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들쭉날쭉이어서 순도가 떨어졌다.

16번의 퀄리티스타트가 승리로 연결된 것은 7번뿐이다. 7·8이닝까지 1~2점으로 묶어도 타선이 점수를 못 뽑아내 패전투수가 되거나, 우위를 잡고 내려와도 뒷문을 지키지 못해 날린 승리가 9차례나 된다. 지난달 23일 선두 삼성을 상대로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단 1점도 뽑아주지 못하는 동료 앞에서 패전의 꼬리표가 돌아왔다. 28일 기아전에서도 7이닝 동안 3실점으로 막고 4-3으로 내려갔지만 불펜이 승리를 날려버렸다.

불운한 투수는 강팀에도 있다. 이 경우 더 불행하다. 엘지(LG)의 에이스 리즈(7승9패)가 대표적이다. 리즈는 방어율 3.09에 가장 많은 투구 이닝(137이닝)과 가장 많은 탈삼진(127)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패가 더 많다. 퀄리티스타트를 15번(3위)이나 끊었으나 승수는 절반이 채 안 된다. 잘나가던 엘지 타선이 리즈만 등판하면 침묵하는 엇박자를 보였다. 3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단 1점도 뽑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는 야수들의 잇단 실책으로 자책점은 1점만 내줬지만 비자책점은 무려 6점을 허용하며 또 패전투수가 됐다.

반대로 기아의 헨리 소사(8승6패)는 가장 운이 좋은 투수 중 하나다. 방어율 5.45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2번째로 방어율이 나쁘다. 퀄리티스타트는 20경기 중 단 8번. 그러나 8승으로 다승 공동 8위에 올라 있다. 소사만 등판하면 기아 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5월5일 넥센전에서는 5이닝 동안 8실점이나 하고도 승리를 챙겼다. 6월19일 한화전에서도 5이닝 2실점에 그쳤지만 8점을 뽑은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얻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팀이 잘나갈 때 이야기. 팀이 침체에 빠지자 6월19일 이후 소사는 2달 가까이 승리를 못 만들어내고 있다.

투수의 승패에 운이라는 변수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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