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8.11 22:37
수정 : 2013.08.11 22:37
빨간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
삼성전 시즌 11연패 사슬 끊어
‘해태 유니폼’이 승리를 불렀다. 삼성만 만나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주눅들던 기아가 6-5, 1점 차 승리를 일궈냈다.
기아는 11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안방경기에 선수들이 빨간 상의와 새까만 하의를 입고 출전했다. 지금은 역사 속에 사라진 프로야구 최강팀 해태의 유니폼이었다.
기아는 올 시즌 삼성에 11연패(시즌 1승12패)를 당하며 지독한 ‘삼성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해태 유니폼을 입은 때문인지 이날만큼은 삼성 앞에 무기력한 기아가 아니었다. “해태 유니폼을 입으니 뭔가 다른 분위기가 생겼다”던 안치홍은 선제 1점 홈런과 결승 득점을 올렸고, 해태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1군 첫 경기에 출전한 이종환은 2타점 동점 적시타와 호수비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위기도 있었다. 1-0으로 앞서던 기아는 박한이의 역전 투런포에 이어 안타 2개와 희생번트, 실책까지 더해 1-4 역전을 허용했다. 평소같았으면 여기서 무너졌다. 그러나 이날 기아는 4회말 이범호의 솔로포로 추격을 시작하더니 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2-5로 끌려가던 6회말 공격에서 2아웃 이후 3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8회말 결국 안타 하나 없이 안치홍의 집중력과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로 결승점을 만들었다. 9회초에는 마무리로 변신한 윤석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4월28일 이후 105일 만의 삼성전 승리를 이끌었다.
6위 기아를 제외하고 4강 다툼을 벌이고 있는 3위 두산, 4위 넥센, 5위 롯데가 이날 모두 패해 더욱 치열한 4강 다툼을 예고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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