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8.21 19:18
수정 : 2013.08.21 22:20
훈련시간 늦어 벌금에 선발 제외
교체출전 홈런…다저스 연패 끊어
괴물은 괴물이다.
경기장에 늦게 나타나 팀 규율 위반으로 벌금을 받고, 선발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그래도 주눅들거나 심통부리지 않더니, 경기 막판 결승 홈런을 때린다. 미국의 <이에스피엔(ESPN)> 기자는 “푸이그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했는데, 정말 야구 드라마를 쓰고싶은 대로 쓰는 작가가 따로 없다. 그 뒤에는 괴물을 다스리는 용병술의 대가 돈 매팅리가 있다.
다저스의 쿠바산 특급 야시엘 푸이그(22)가 2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4-4로 맞선 8회초 1점 홈런으로 6-4로 승리를 이끌었다. 10연승 뒤 2연패에 빠졌던 다저스는 상승 계기를 잡게 됐다.
연패를 죽도록 싫어하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푸이그가 천사처럼 보일 것이다. 쿠바에서 망명한 뒤 나중에 데려온 부모님 등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처음 화력시위를 한 푸이그도 뿌듯했을 것이다. 마이애미는 푸이그의 미국 거주지다.
푸이그는 최근 11타석째 무안타였다. 이날은 유니폼 입고 그라운드에 있을 시간에 사복을 입고 경기장 클럽하우스에 뒤늦게 나타났다. 애초 이날 선발 명단에서 푸이그를 제외했던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벌금부과에 특별 면담까지 했다. 선발에서 뺐지만, 6회 수비 때부터 푸이그를 투입한 매팅리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은 이날 승리의 밑거름이다.
다저스는 이날 타선의 집중력 부족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주자를 내보내 기회를 잡고도 매번 점수를 올리지 못해 끌려가던 다저스는 4회 2사 만루에서 칼 크로퍼드, 마크 엘리스,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연속 안타와 상대 실책을 엮어 단숨에 4-1로 뒤집었다. 그러나 다음 수비 때 2점을 빼앗기더니 6회 제프 매시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다시 4-4 동점을 허용했다. 자칫 3연패에 빠질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늘 폭발력을 장전한 푸이그가 해결사를 맡았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푸이그는 마이애미의 세 번째 투수 댄 제닝스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매팅리 감독은 9회말 마무리 켄리 얀선을 투입해 움켜쥔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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