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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오늘 오전 14승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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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인 에이제이(A.J) 엘리스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26·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성공 비결로 “웃는 얼굴, 강인한 정신력, 자기관리 능력”을 꼽았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아요.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리죠. 성격이 정말 좋아요.” 1994년 같은 팀에 입단했던 박찬호가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초반 고생했던 것에 견주면 대단한 친화력이다.
그러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정신력. 엘리스는 “경기에서 완벽하게 감정을 제어하는 것 같다. 압도당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 강심장을 앞세워 류현진이 12일 오전 11시10분(이하 한국시각) 시즌 14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9월 첫 등판 한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시즌 13승(5패)째를 거둔 이후 12일 만이다.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은 최근 합류한 에디슨 볼퀘즈의 시험 등판으로 미뤄졌고, 7일 신시내티 레즈전은 허리 통증으로 연기됐다.
오랜 휴식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까? 오히려 ‘강심장’은 더 뛰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류현진은 11일 더그아웃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이 쉬어 힘은 충분히 보충됐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류현진은 발목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거르고 10일 만에 등판했던 6월 8일 애틀랜타전에서도 7⅔이닝 6탈삼진 1실점 쾌투를 펼쳤다. 13경기 통산 7승2패, 평균자책점 2.07로 강점을 보이는 안방에다 상대 선발로 예고된 패트릭 코빈과 한차례 맞붙어 좋은 투구를 했다는 것도 안심된다. 6월13일 맞대결에서 류현진은 6이닝 3실점, 코빈은 5이닝 4실점 했다. 코빈은 13승(6패)째를 거뒀지만 최근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치솟는 등 좋지 않다.
그러나 타선은 조심해야 한다. 류현진은 강타선이 아닌 애리조나를 상대로 올 시즌 세 차례 등판해 단 1승만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5.82로 안 좋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706으로 높다. 6월13일 당시 안타를 11개나 허용했다. 내셔널리그 홈런 2위(31개), 타점 1위(107개)로, 류현진을 상대로 8타수 4안타 2타점을 올린 폴 골드슈미트가 특히 경계대상이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애리조나 타선은 장타율은 높지 않지만 정확도가 좋다. 그래서 주자를 많이 내보내지만 류현진은 위기관리 능력이 좋아 실점은 많지 않다. 초반 위기를 잘 넘기고 경기 감각을 빨리 되찾는 게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애리조나와의 등판 결과에 따라 기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나마 수월한 애리조나를 무난히 잡아야 15승을 기대할 수 있고, 평균자책점도 다시 2점대로 내릴 수 있다. 류현진은 현재 13승(5패), 167이닝, 평균자책점 3.02로, 12일 이후 3번 더 등판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이 15승과 180이닝, 평균자책점 2점대를 동시에 달성하면 다저스 역대 선수 중에서 데뷔 첫해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6번째 주인공이 된다. 마지막 선수가 1939년 휴 케이시로 15승 227⅓이닝 평균자책점 2.93이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신인이 15승을 거둔 경우는 더러 있지만, 평균자책점까지 2점대를 함께 찍는 건 쉽게 나올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속도 챙길 수 있다. 류현진은 170이닝, 180이닝, 190이닝, 200이닝을 넘길 때마다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씩 인센티브를 받는다. 200이닝을 넘기면 누적 금액이 100만 달러(약 11억원).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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