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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20 17:11 수정 : 2013.10.21 11:44

프로야구 PO 4차전

두산, LG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
유희관 7이닝 1실점 ‘PO MVP’
최준석 8회 대타 쐐기홈런도

LG, 실책·번트실패로 무너져
11년만의 가을잔치 5일만에 끝나

8회말 1-2로 뒤진 상황. 정규시즌 38세이브의 엘지(LG) 봉중근이 마운드에 섰다. 팬들이나 김기태 엘지 감독은 9회 마지막 추격을 위해서 봉중근이 격차를 더 벌리지 않고 막아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봉중근은 첫 타자인 두산의 대타 최준석에게 1점 홈런, 두번째와 네번째 타자인 오재일과 오재원한테 연속 3루타를 허용했다. 봉중근 대신 올라온 투수도 민병헌에게 안타를 허용해 1-5. 사실상 승패가 갈렸다. 더그아웃의 봉중근은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괴로워했고, 스탠드의 엘지팬 가운데는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한 엘지의 돌풍이 곰들의 함성 앞에 멎었다. 김진욱 감독의 두산이 20일 잠실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에서 엘지(LG)를 5-1로 이겼다. 두산은 3승1패로 2008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는 24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열린다. 정규 4위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은 1986년 이후 5차례다. 앞선 4차례에서 4위팀이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승2패로 이겼던 두산은 12년 만에 정상 재탈환에 나선다.

■ 제구왕 유희관의 역투 두산의 선발 유희관(27)은 직구의 속도가 좀처럼 140㎞를 넘지 않는다. 이런 약점 때문에 중앙대 졸업 뒤 2009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빛을 못 봤다. 하지만 2010 시즌 뒤 상무에 들어간 뒤 제구력을 닦았고, 올 시즌 신인왕까지 노리는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바깥 쪽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는 듯하다가 다시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이 날카롭다. 또 공을 놓는 포인트가 늦어 타자가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날 엘지는 유희관의 변화구를 미리 연구하고 나왔지만 1점밖에 뽑아낼 수가 없었다. 유희관은 7이닝 동안 103개를 던지며 6피안타 3볼넷 1실점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유희관은 “오늘로 경기 끝내겠다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오늘 내가 이겨야 노경은 형이 더 쉴 수 있어서 힘을 냈다. 앞으로 더 집중해서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잘 던지겠다”고 말했다. 유희관의 정규시즌 전적은 10승7패.

■ 김진욱 두산 감독과 최준석 두산은 이날 3차전에서 경미한 부상을 당한 김현수를 뺐고, 중심타자인 홍성흔도 배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진욱 감독의 작전은 8회말 대타로 등장한 최준석의 홈런 한방과 대승으로 현명한 판단임이 입증됐다. 김 감독은 8회말 엘지의 투수가 봉중근으로 바뀌자 즉시 최준석을 대타로 내세웠고, 최준석은 원스트라이크 원볼 상황에서 3구째 변화구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2회 1점, 7회 1점으로 가까스로 2-1 우위를 지켜 불안했던 두산에 확실한 승기를 안겨준 홈런이었다. 두산의 타력 폭발에 엘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두산 오재일이 중앙 담장을 맞히는 장타를 터뜨렸을 때 엘지 수비수들은 제대로 잡지 못해 오재일이 그라운드를 돌아 홈인하는 상황까지 허용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홈런을 치고 이날도 한국시리즈 진출의 해결사 구실을 한 두산의 대표곰 최준석(30)은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대타로 나오면 경기 감각 유지가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어느 투수냐에 따라 시즌 때 상대했던 기억도 더듬고, 전력분석원이 준 자료도 보고 해 큰 지장은 없다”고 했다.

■ 엘지, 아쉬운 11년 만의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한 김기태 엘지 감독은 플레이오프 기간 내내 속이 시커멓게 탔다. 선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축제를 즐기자”며 플레이오프에 임했으나 결과는 1승3패에 그쳤다.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이날도 2회말 선취점을 내줄 때 1루수 김용의의 실책이 나왔다. 전날 3차전에서도 쏟아지는 실책 탓에 4-5로 진 것도 아팠다. 엘지는 이날 2회, 4회, 6회, 8회 매번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을 탓하지 않고 격려했다. “홈런이나 여러가지 다른 팀에 비해서 부족한 부분 많지만, 감독인 나부터 주장, 어린 선수까지 팀워크로 어려움을 헤쳐왔다. 선수, 프런트 현장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그리고 팬들한테 정말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충신 허승 기자 cslee@hani.co.kr

감독의 말

■ 김진욱 두산 감독
최선을 다했다. 모든 여건에서 우리가 불리했지만 선수들의 투혼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까지 3일간의 휴식을 잘 활용하겠다. 선수들 많이 지쳐 있지만 극복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

■ 김기태 엘지 감독 나름대로 준비 기간을 가졌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야구가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다. 선수들도 모자란 부분 스스로 느꼈을 것이다. 잘못된 것은 지적을 받아야겠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 류중일 삼성 감독 두산이 수비로 이긴 것 같다. 실수에서 승부가 갈렸다. 우리팀은 유격수 김상수가 골절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정병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규 시즌 때 부진했던 이승엽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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