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올라 무실점 호투…팀 역전
"조성민이 올라오면 행운도 우리 편"'풍운아' 조성민(32.한화)이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선 지 불과 보름 만에 구원승으로만 2승을 챙기며 팀의 승리를 부르는 '행운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조성민은 30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2005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5회 무사 2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2⅓이닝 동안 삼진 1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화는 6회 초 2사 2사 1루에서 브리또의 동점 2루타, 신경현의 역전 2루타 등 2루타 2방으로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끝까지 점수를 잘 지켜 조성민은 이날의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이었던 지난 15일 수원 현대전에서 역시 구원승으로 드라마 같은 첫 승리를 신고한 이래 보름 만에 거둔 시즌 2승(1패)째.
2차례 모두 끌려가는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팀 타선은 조성민이 마운드만 올라오면 힘을 내기 시작, 경기를 뒤집으니 조성민은 가히 '행운의 사나이'로 불릴 만 하다.
그 중 조성민과 배터리를 이루는 '안방마님' 신경현은 조성민의 데뷔전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한 데 이어 이날도 역전 2루타를 때려내며 특급 '도우미'로 나선 모습.
한편 조성민은 데뷔 이후 중간 계투로만 8½이닝을 던져 2승1패, 1홀드, 방어율 3.24의 무난한 성적을 거뒀으니 한국 프로야구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완전히 한화의 '믿을 맨' 자리를 꿰찬 분위기.
비록 구속은 140㎞를 채 넘지 않지만 공끝이 좋고, 타자를 맞춰 잡는 노련미와 제구력을 겸비해 앞으로도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반까지 한화의 상승세를 든든히 받쳤던 정병희, 윤규진 등 허리진의 피로가 가중된 상황에서 조성민의 이같은 선전은 그야말로 한화엔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조성민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처음 구상 대로 잘 따라와 주고 있다"고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리며 "다만 오랜만에 복귀해서 그런지 마치 신인 처럼 무조건 마운드에 서고 싶어하는 조급함은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번호 99번인 조성민만 보면 자연스레 99년의 우승 감격을 떠올리는 한화팬.
이제 팬들은 조성민이 99년의 영광을 재현할 '행운의 메신저' 역할을 해주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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