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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2.13 18:48 수정 : 2013.12.13 18:48

도호쿠(일본 동북 지방) 사람들의 희망인 ‘마군’ 다나카 마사히로(25) 선수

 새롭게 합의된 미·일 간의 포스팅 시스템이 국제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일본의 우완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의 메이저리그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언론은 13일(한국시각)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사무국이 포스팅 시스템 개정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16일 실행위원회를 통과하고, 미국에서는 17일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양대리그 구단 대표 4명의 승인을 얻으면 17일부터 정식 발효될 예정이다. 입찰은 발효 뒤 4일 이내 시작된다. 다나카는 올 시즌 일본에서 28경기 선발로 나와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시즌 막판 4연승을 포함해 28연승이란 대기록을 세운 다나카는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했다. 그러나 포스팅 시스템 개정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포스팅 시스템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가 구단의 승인 아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한 제도로 메이저리그는 국가별로 협정을 맺고 있다. 한국에서는 7시즌을 치르면 포스팅 시스템을 응찰할 자격이 주어지며 구단에 최고 입찰액을 써낸 구단과 30일 간의 단독 협상권이 주어지고 계약이 성사되면 입찰액은 구단에 지급된다. 지난해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다저스가 한화에 제시한 입찰액은 2573만7373달러33센트(약 271억원)다.

 지난해까지는 미-일 포스팅 시스템도 한국과 같았다. 그런데 2006년 마쓰자카 다이스케(뉴욕 메츠)의 입찰액이 5111만달러를 넘기고, 2011년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가 역대 최고인 5170만달러의 입찰액을 기록하는 등 거품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하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를 제지하려고 나선 것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입찰액의 상한선을 2000만달러로 제한하는 것과 복수 구단에 협상권을 주는 것이다. 30개 구단이 모두 2000만달러를 제시했다면 30개 구단은 모두 협상권을 얻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미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 선수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최고 입찰액을 2000만달러로 제한함으로써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구단도 충분히 국제시장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선수들은 복수 구단과의 협상을 통해 계약 조건을 더 유리하게 이끌 수 있고, 절감된 입찰 비용이 연봉으로 유인될 것이란 기대도 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최고 입찰액 제시 구단에 단독 협상권을 주는 방식은 선수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2010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라이벌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의 영입을 저지하기 위해 1910만달러라는 거액의 입찰액을 라쿠텐에 제시해 이와쿠마와의 단독 협상권을 따놓고 정작 본 협상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협상을 결렬시킨 사례도 있다.

 그러나 개정된 새 포스팅 시스템이 다나카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만으로 보이진 않는다. 우선적으로 다나카의 소속팀 라쿠텐이 현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다나카의 입찰액이 다르빗슈 유를 넘어 최대 7500만달러까지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던 라쿠텐 입장에서 초특급 에이스를 잃는 대가로 2000만달러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라쿠텐 구단은 다나카의 미국 진출 허용에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이 “연봉 10억엔을 써서라도 다나카를 잔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라쿠텐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구단들 역시 현 포스팅 시스템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 역시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나카 본인이 미국 진출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다나카가 포스팅 시스템에 참가할지 여부는 새 개정안이 발효되는 17일께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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