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8 11:10
수정 : 2005.09.08 11:10
|
9월 6일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결승 한국과 일본전. 투수 한기주가 9회말 1사 4-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투런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해 있다. (인천=연합뉴스)
|
초고교급 투수 한기주(18.동성고)가 '시련'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몸쪽 승부와 함께 싸움닭 기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기주는 7일 막을 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팀의 에이스로 팀의 우승을 이끌 것으로 촉망받았으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했다.
6일 대만과의 4강전에서는 9회 2사 1루에서 마무리로 나와 동점 홈런 등을 맞고 3점을 내줘 패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7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는 9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7피안타 4실점으로 한국의 승리를 책임지지 못했고 결국 10회까지 던진 '괴물' 쓰지우치 다카노부에게 판정패했다.
'고교 시절 선동열(현 삼성 감독)보다 낫다'는 찬사를 들으며 승승장구해 온 한기주로서는 처음 맞는 시련이었다.
동성고 감독이자 이번 대회 한국팀 사령탑을 맡았던 윤여국 감독은 "대만전에서 한기주를 처음으로 마무리로 기용해 봤는데 본인의 컨디션도 약간 달랐던 것 같다. 몸을 풀 때 미묘한 신체 변화를 체크하지 못한 내 책임이 크다. 일본전에서도 9회 4-2로 앞서던 상황에서 한기주를 내리고 싶었으나 한일전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서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많은 공부가 됐다"고 돌아봤다.
한기주를 3년간 지켜봤던 윤 감독은 이어 "기주가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몸쪽 승부를 즐길 필요가 있다. 150Km가 넘는 공을 타자의 몸쪽에 찔러 넣으면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또 "기주가 마운드에서는 고교생답지 않은 침착하게 마음을 다스릴 줄 안다. 하지만 때로는 투지 넘치는 기질을 과시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몸쪽 공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는 에이스가 될 수 없다. 그래야 바깥쪽 공도 산다. '타자를 맞혀도 좋다'는 배짱이 한기주에게 가장 필요하다.
한기주도 승부욕은 대단하다. 그는 7일 일본전에 앞서 윤 감독과 30분간 면담을 통해 "일본전에 꼭 나가 던지고 싶고 쓰지우치보다 더 빠른 볼을 던지겠다"며 의욕을 다지기도 했다.
비록 결과가 좋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그 근성을 윤 감독은 타자와의 승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발휘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한기주의 아버지인 한영준씨는 "기주도 최선을 다했고 자신도 많은 공부를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에서도 선배들의 플레이를 계속 배우면서 자신의 목표를 이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인 10억원을 받고 기아 타이거즈에 입단한 한기주는 21일부터 10월26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열리는 교육리그에 팀 동료 4∼5명과 함께 참가한다.
그는 미네소타 소속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신시내티 레즈 등 3개 팀과 자체 훈련 및 실전 경기를 통해 기량을 겨루며 프로 적응 및 훗날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다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