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02 19:35
수정 : 2014.04.02 23:59
|
넥센 박병호(30) 선수
|
프로야구 홈런왕 1순위 꼽혔지만
시즌초 외국인 타자들 ‘불방망이’
강민호도 펑 펑…경쟁 치열할 듯
넥센 박병호(30)한테 한동안 국내 프로야구 ‘홈런왕’ 자리는 무주공산처럼 보였다. 그는 지난 2년간 국내 프로야구에서 유일한 ‘30홈런’ 타자였다. 2012년 31개 홈런을 때리며 첫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37개 홈런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상도 따라왔다.
2010년 이후 해마다 홈런 개수(7-13-31-37)를 늘렸다. 지난해 최형우(삼성·29개), 최정(SK·28개), 이범호(기아·24개)처럼 ‘한방’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박병호는 진화를 거듭하며 이들을 무려 10개 안팎 차이로 따돌렸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야구 전문가들이 박병호를 홈런왕 1순위로 꼽은 것은 당연해 보였다. 자연스레 1990년부터 3년간 홈런왕을 차지한 장종훈(빙그레)과 2001년 이승엽에 이어 세번째 ‘홈런왕 3연패’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병호 역시 시즌 전부터 “올해는 40홈런이 목표다. 외국인 타자들과의 대결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이 펄펄 날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엘지 4번 타자 조쉬 벨이 박병호한테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29일 개막전에서 2타수 무안타였던 벨은 다음 두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며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에스케이를 상대로 한 세번째 경기에서 좌우 타석을 번갈아가며 홈런을 때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한 경기 좌우타석 홈런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5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시즌 전 인터뷰에서 “야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장담했던 대로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2일 경기에선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 20개 이상 홈런을 기록했던 호르헤 칸투(두산)를 비롯해 브렛 필(기아),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가 나란히 2호 홈런을 터뜨리며 초반 홈런 레이스에 가세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1호 홈런을 친 루크 스캇(SK)도 강력한 경쟁자다. 첫 경기 이후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7년간 활약하며 홈런 135개를 터뜨렸던 강타자다. 국내 타자들 가운데는 이날 나란히 2호 홈런을 때린 한화 송광민과 정현석을 비롯해 강민호(롯데) 등이 2홈런으로 체면을 세우고 있다.
한편 2일 프로야구는 홈런포 11개가 터지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엔씨가 10회말 터진 이종욱의 결승타로 기아(KIA)에 8-7, 극적인 시즌 첫 승을 따내며 전날 영봉패를 설욕했다. 한화, 엘지, 두산도 승리를 거두면서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개막 5일째 전구단 승률이 5할이 됐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