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06 21:22
수정 : 2014.04.07 10:06
강한 투구로 두산 연패 고리 끊어
SK, 문학서 3연승…단독 1위 올라
최고 시속 135㎞ 대 149㎞. 빠른 것에 혹하게 되지만, 빠른 것이 늘 이기는 것은 아니었다.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두산-기아전이 그랬다.
지난해까지 기아를 상대로 10경기 3승 무패. ‘천적’을 만난 유희관의 자신감은 넘쳤다. 상대 선발이 시즌 첫 등판(1일 NC전)에서 122개 투구, 8이닝 무실점의 위력투를 선보였던 양현종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35㎞ 속구와 장기인 커브 등으로 기아 방망이를 유혹했다. 7이닝 5피안타 1실점. 효과적인 투구수 조절로 공도 82개밖에 안 던졌다. 첫 등판이던 지난 1일 넥센전(5⅔이닝 3실점)부터 흔들림 없는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유희관의 느리지만 강한 왼쪽 어깨 덕에 두산은 4-1로 승리하면서 3연패에서 벗어났다. 수훈 선수로 뽑힌 유희관은 “연패를 끊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년차 징크스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프로 2년차는 아니니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힘으로 승부하는 투수답게 최고 시속 149㎞에 이르는 빠른 공을 위주로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2회말 5번타자 홍성흔과 6번 양의지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삼자범퇴를 시킬 때까지만 해도 구위가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4회부터 공 끝이 무뎌지면서 점수를 내줬다. 5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 두산 타선이 끈덕지게 물고 늘어진 탓에 투구 수는 99개에 이르렀다. 조기 교체가 불가피했다.
인천 문학에서 에스케이는 한화를 상대로 2012년 8월19일 문학 기아전 이후 595일 만에 3연전 싹쓸이의 기쁨을 맛보면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에스케이가 순위 맨 꼭대기에 자리잡은 것은 2012년 6월25일 이후 650일 만이다. 넥센 박병호는 엔씨(NC) 투수 이재학을 상대로 올 시즌 첫 홈런을 뽑아냈지만 팀이 시즌 첫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빛이 바랬다.
한편 전날(5일) 열린 잠실 두산-기아전에서는 두산이 6-9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 김재호 타석 때 나광남 주심의 헛스윙 삼진 판정에 대한 논란이 강하게 일었다. 리플레이 장면에서 공이 김재호의 방망이를 살짝 스치고 땅에 튄 뒤 포수 미트에 들어간 것처럼 보였기 때문. 송일수 두산 감독은 “방망이에 맞은 파울이 맞다. 포수도 타자를 태그하며 낫아웃을 인정했는데 심판 판정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나광남 주심은 “방망이에 맞는 느낌이 없었다. 보통 소리로 판단하는데 방망이에 맞는 소리도, 땅에 튀는 소리도 안 들리고 미트에 바로 꽂히는 ‘턱’ 소리만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맨눈으로는 도저히 판단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선동열 기아 감독은 “1년 동안 경기를 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고 말했다.
이재만 기자, 문학/김양희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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