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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16 19:27 수정 : 2014.04.16 21:08

* 재키 로빈슨 : 흑인 최초 메이저리거

16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그라운드에는 온통 ‘42번’만 보였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류현진(엘에이 다저스)도 42번을 달았다. 감독, 코치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42번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다.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30개 구단 전체에서 영구결번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04년 로빈슨이 처음 흑백의 장벽을 허물었던 4월15일을 기념일로 정했고, 2009년부터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든 코치진과 선수들이 이날 42번을 달도록 했다.

1919년 조지아주 목화농장 소작인의 아들로 태어난 로빈슨은 흑인들만 뛰던 니그로리그에서 활약하다가 1947년 4월15일 브루클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메이저리그는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기에 로빈슨의 등장은 상당한 문화충격이었다. 동료 선수들이 출전을 거부하기도 했고, 원정 숙박소에서 쫓겨난 적도 있었다. 로빈슨은 온갖 편견과 멸시를 극복하고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1949년에는 타격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4월15일’ 재키 로빈슨 데이
1947년 데뷔 뒤 온갖 멸시 극복
49년에 타격왕 올라 MVP 뽑혀
30개 전 구단 ‘42번’은 영구결번

흑인선수 비율 하락세 왜?
86년 19%서 올해 8.3%까지 ‘뚝’
NBA 76%·NFL 66%와 대조적
“장비 비싸고 대학 장학금 적어
고교때 미식축구 등 전향 많아”

로빈슨이 어렵게 무너뜨린 장벽이지만 메이저리그 흑인 선수 비율은 1986년 정점(19%)을 찍은 뒤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에 든 선수들 중 흑인 비율은 지난해 7.8%, 올해는 8.3%에 불과했다. 1950년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1972년부터 1996년까지는 흑인 선수 비율이 최소 16% 이상이었다. 라틴계와 아시아권 선수들의 유입(올해 외국인 선수 비율은 26.1%)도 감소 이유 중 하나겠지만, 미국프로농구(NBA) 76%, 전미풋볼리그(NFL) 66%(이상 2013년 기준)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뉴욕 타임스>, <유에스에이 투데이>, <허핑턴 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경제·문화적인 이유를 댄다. 방망이·글러브·헬멧 등 유소년 야구 장비는 총 480.94달러(약 50만원)가 드는 반면 미식축구는 313.97달러(32만원), 농구는 95달러(10만원)에 불과하다. 장학금도 야구 선수에게는 불리하다. 대학 1부리그 소속 야구 선수들 중 11.7%만 부분 장학금을 받지만 미식축구는 85%, 농구는 13%가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대부분 저소득층 출신의 흑인 스포츠 선수들이 어릴 적 야구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는 미식축구 선수 등으로 전향하는 이유다.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카스턴 찰스 사바시아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집이 가난해서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대학을 가서 미식축구를 했을 것”이라며 “11.7%(야구)와 85%(미식축구)의 확률 속에서 선택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구는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면서 배워나가는 스포츠다. 하지만 편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야구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흑인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부터 전문위원회를 가동해 흑인 선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경제적 이유로 야구를 포기하는 아마추어 흑인 선수들을 구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문위원회에 소속된 제리 매뉴얼 전 시카고 화이트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늘어날수록 야구의 질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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