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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21 11:52 수정 : 2014.05.21 11:52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는 오심 논란으로 프로야구 안팎이 계속 시끄럽다.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한화의 경기에서는 4회말 넥센 박헌도의 희생플라이로 넥센이 득점한 상황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 중계의 느린 화면으로 보면 한화 포수 정범모가 송구를 받아 넥센 3루 주자 김민성이 홈을 밟는 것을 가로막았지만, 세이프가 선언됐다.

 같은 날 광주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에서도 아웃과 세이프가 리플레이에서 보인 것과 반대로 판정되는 사례가 나와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프로야구에서 판정이 구설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이미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 여러 차례 나와 각 구단 감독들이 항의하거나 허탈해하는 상황이 반복됐고, 다시 올 시즌 초부터 판정이 이슈가 되면서 오심이 나올 때마다 예전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광주 KIA-SK전에서는 심판이 경기 도중 질병을 사유로 교체되는 흔치 않은 상황까지 벌어지는 등 최근 들어 숨은 일꾼이 돼야 할 ‘그라운드의 판관’들이 화제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잦다.

 논란은 ‘비디오 판독 확대’로 귀결되곤 한다.

 마침 미국 메이저리그가 올해부터 국한하던 비디오 판독을 아웃·세이프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를 따르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장 오심으로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각 구단 사령탑들은 조심스러워하면서도“결국 비디오 판독을 확대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내놓고 있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시즌을 마친 직후부터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연구하며 한국 실정에 맞는 비디오 판독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각종 사업 수익과 통합마케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메이저리그와 KBO는 처지가 다르다.

 자체 방송카메라와 스튜디오까지 보유해 별도 네트워크로 전 경기를 중계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비디오판독 확대를 위해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만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KBO가 비디오판독을 확대하려면 중계방송 카메라에 의존해야 하지만, 방송사마다 카메라의 숫자나 기술 등이 서로 달라 ‘판독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는 야구 경기의 핵심이 되는 판단을 야구계 외부에 내놓는 꼴이 된다는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이런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당장 오심이 자주 눈에 띄고 이슈가 되자 ‘여론몰이하듯’ 비디오 판독 확대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는 그동안 야구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심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심판 한 명에게 마녀 사냥식의 여론 재판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한국 심판의 수준이 미국·일본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는데, 오히려 심판의 권위가 너무 낮아 심판들이 위축되다 보니 오심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오심 논란에 휩싸인 심판위원들 중 상당수는 평소 정확한 판정으로이름을 날렸으나 거듭되는 논란 속에 판정 하나하나에 현미경을 들이대듯 정확성을 따지는 분위기에 부담을 느끼고 위축된 듯하다는 것이 야구계 안팎의 시각이다.

 고화질 영상과 다시보기(VOD), 인터넷을 통한 논평과 공유가 일상적 문화가 된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야구에서 비디오 판독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피한 변화일 수있다.

 하지만 여건상 지금은 심판의 권위를 향한 믿음을 키울 방법을 찾는 것이 더 급해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확대 비디오 판독을 도입하기 전에 심판진이 경기 후 미팅을 통해 판정을 되새기는 등의 노력으로 오심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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