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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스, 눈물 머금은 340승 |
클레멘스, 어머니 여읜날 등판
첫 투구를 하기 전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3·휴스턴)는 잠시 마운드를 응시했다. 마치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그에게 마운드에 오르기를 원했던 것을 되새기면서...
15일(한국시각) 새벽 어머니를 여읜 클레멘스는 이날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플로리다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회 동안 5안타 1실점만 내주고 10-2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12승(7패)이자 개인통산 340승째. 그는 “오늘 등판 결정은 어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어머니는 내가 늘 마운드에 서기를 바라셨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그의 어머니 베스 클레멘스(75)는 텍사스 조지타운에서 폐기종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베스는 클레멘스가 양키스 시절인 2003년 300승 고지에 처음 도전할 때에도 호흡 보조 튜브를 착용한 채 양키스타디움을 찾아 아들의 야구생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휴스턴 타선은 클레멘스의 ‘숙연한 투구’에 보답하듯 장단 12안타로 10득점을 뽑아냈다. 경기가 끝나자 전광판엔 생전의 베스와 클레멘스가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방영됐고, 휴스턴 선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선두인 플로리다와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클레멘스는 플로리다전 2연패를 끊으며 플로리다를 0.5경기차로 추격하는데 앞장섰다.권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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