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9.15 18:29 수정 : 2005.09.16 01:20

한화 장종훈이 15일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은퇴경기에서 2회 삼진을 당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며 헬멧을 벗어든 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연습생신화’ 장종훈 은퇴경기
불멸의 기록 남기고 무대뒤로

한화와 기아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15일 대전야구장에 빨간 융단이 깔렸다. 1루 주변에는 그의 등번호 ‘35’가 새겨졌다. 연습생 신화를 일궈낸 장종훈(37)은 막상 은퇴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전날 밤엔 잠을 이루지 못할 것같아 와인을 마셨을 정도였다.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이 햇수로 20년을 한결같이 누빈 그라운드와 이별했다. 7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날 은퇴경기에서 2회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을 꽉 채운 1만1천여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포에버 35’라는 글귀가 새겨진 붉은색 수건을 흔들며 ‘장종훈’을 연호했다. 1950m인 한라산만큼이나 높다랗게 쌓인 1950경기째 경기다. 1985년 연습생으로 경남 진해야구장을 처음 찾았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대학에 진학해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게 소원이었던 까까머리 고교생은 이듬해 연봉 300만원을 받고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했다. 그리고 스무해가 지난 오늘, 어느덧 머리 한쪽이 희끗해진 중년의 들머리에서 마지막 경기를 맞았다. 상대 투수는 생애 처음 선발로 등판한 기아의 2년차 박정태(20). 장종훈은 경기 전 “삼진을 당해 (박정태의) 기를 살려줘야겠다. 마지막으로 삼진을 먹고 웃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듯 장종훈은 정말로 삼진을 당하고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관중들은 다시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4회 3루 땅볼로 물러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기록은 ‘신화’가 되어 야구 팬들의 뇌리에 살아있다. 1950경기 출장, 통산 타율 0.282, 340홈런, 1771안타, 1145타점, 1043득점, 2902루타…. 이 가운데 경기 출장과 홈런, 루타, 타점, 타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불멸의 기록’ 위에 받은 상은 덤이었다. 91, 92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 골든글러브(88·90·91·92·95년) 5차례, 홈런왕 3차례, 타점왕 3차례, 장타율 1위 4차례, 득점 1위 2차례, 안타 1위 1차례에 각각 올랐다.

그는 5회말이 끝난 뒤 열린 공식 은퇴식에서 감사패와 기념패, 기념액자,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편, 이날 열린 프로야구에서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를 노리고 있는 롯데 손민한과 현대 래리 서튼의 활약이 돋보였다. 손민한은 엘지와의 사직경기에 선발로 나서 7회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8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다. 롯데의 4-2 승.

손민한은 시즌 18승(7패)째를 따내 다승 2위 캘러웨이(현대)를 2승 차로 따돌렸고, 평균자책은 2.45에서 2.46으로 조금 올라갔지만 여전히 2위 배영수(삼성·2.69)를 앞섰다.


대구에서는 현대가 삼성을 5-3으로 누르고 단독 6위 자리를 되찾았다. 홈런 선두 서튼은 34호포를 날렸고, 타점도 98개로 1위를 달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