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9 18:47
수정 : 2014.07.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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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원동중학교 야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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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원동중, 대통령기 2연패
열약한 시설서 훈련 ‘고군분투’
폐교 위기를 겪던 시골 학교가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야구 명문으로 거듭났다.
경남 양산 원동중학교 야구부 창단은 2011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동중은 전교생이 20여 명밖에 안돼 폐교가 거론되는 위기 상황이었다. 이때 양산시야구협회가 초등학교 졸업 뒤 대도시로 진학하는 지역 야구선수를 흡수하고 야구로 학교를 새롭게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학교쪽에 제안했고 교직원들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야구부 창단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야구 꿈나무들은 물론이고 부산 등 대도시 야구명문학교에 진학했다가 중도 탈락한 선수들도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으로 전학하는 번거로움없이 고향 인근에서 꿈을 펼칠 기회를 갖게 된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이 정규 야구구장의 절반 크기에도 못미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다.
학기 중에는 수업이 끝난 오후 3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단체 훈련을 하고 저녁식사 이후에는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은 밤 11시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방학 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온종일 맹훈련을 했다. 큰 시합을 앞두고는 운동장에 샌드위치 패널로 설치한 교실 두 칸 크기의 간이 숙소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시골 학교 야구부의 고군분투 소식이 전해지자 경남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 구단인 엔시(NC)다이노스와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 등 외부 단체·개인들은 야구공과 배트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이런 피나는 훈련과 노력은 창단 2년 만에 기적을 일궈냈다. 지난해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 결승에서 부산 개성중을 누르고 우승컵을 거머쥔 것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훈련에 매진한 야구부 학생들은 지난 28일 부산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44회 대회에서도 경기 성남 매송중을 ‘14대 6’이라는 큰 점수 차로 제압하고 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우수 투수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 최우수 선수로 뽑힌 이채호(3학년)군은 “다른 학교 야구부에 비해 많은 훈련량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야구부 부장인 최윤현 체육교사는 “선수들 개개인의 하고자 하는 욕구와 간절함이 2연패를 일궈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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