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8.05 00:53
수정 : 2014.08.05 00:55
한시즌 유격수 최다홈런
팀은 엘지에 4대6으로 져
한때 넥센 강정호(27·넥센)의 별명은 ‘목동 나훈아’였다. 유명 가수와 닮은 외모 때문이었다. 그는 “(목동 나훈아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야구 선수로서 기량 그 자체로 평가받고 싶었다. 오래지 않아 그의 별명은 ‘강드리게스’로 바뀌었다. ‘거포 내야수’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활약했던 알렉스 로드리게스(39·뉴욕 양키스)를 빗댄 것이다.
강정호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엘지(LG)와의 경기에서 특유의 거포 본능을 뽐냈다. 강정호는 1-4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에서 엘지 선발 신정락의 시속 136㎞짜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는 비거리 125m짜리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31호.
강정호는 이날 홈런으로 국내 프로야구 유격수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이종범(44·30개) 현 한화 이글스 타격코치가 갖고 있었다. 이종범 코치는 1997년 한 시즌 홈런 30개를 때리며 홈런 부문 2위에 올랐다. 최고의 유격수이자 거포 능력까지 갖춰 ‘전설’로 불리던 이 코치를 강정호가 17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강정호가 아직 잔여 시즌을 40여 경기 남겨둔 상황이어서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 최대 45개 안팎의 홈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여름에 접어들면서 뜨겁게 달궈진 불방망이의 기세도 무섭다. 강정호는 최근 8경기에서 5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3일 연속 홈런을 터뜨렸고, 최근 2경기에서도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강정호는 홈런왕 경쟁에서도 팀 동료인 박병호(33개·넥센)를 두 개차로 추격했다. 또 이날 2타점을 추가한 강정호는 시즌 87타점으로 엔씨(NC) 에릭 테임즈(86타점)를 제치고 타점 부문에서도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선발 금민철이 난조를 보인 넥센이 4-6으로 엘지에 졌다. 엘지는 넥센과의 라이벌전을 뜻하는 ‘엘넥라시코’에서 시즌 첫 위닝시리즈(3연전 2승1패)를 챙기면서 두산을 제치고 단독 5위(42승49패)로 올라섰다. 8회 2사 뒤 마무리로 나선 봉중근은 4타자를 상대로 볼넷 하나만 내주는 완벽한 마무리로 시즌 21세이브째를 챙겼다. 양상문 엘지 감독은 “이번 위닝시리즈로 선수들이 넥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팀의 마무리로서 봉중근은 늘 믿고 투입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4일 프로야구 전적
넥센 010 200 010 4 <패>금민철(선발·3승5패)
LG 040 020 00- 6 <승>유원상(5회·4승3패)
<세>봉중근(8회·1승4패21세) <홈>강정호(4회2점31호) 유한준(8회1점15호·이상 넥센)
<5일 선발투수>
KIA 양현종-두산 유희관(잠실) NC 웨버-롯데 장원준(사직) SK 김대유-넥센 소사(목동) 삼성 밴덴헐크-한화 이태양(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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