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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06 21:38 수정 : 2014.09.06 21:47

한국 청소년야구대표팀이 6일 타이 빠툼타니의 퀸 씨리킷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시상식 단상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모자를 하늘로 높이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빠툼타니(타이)/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고비마다 환상적 수비로 2-1 승…2011년 결승 패배 설욕
4번째 우승컵…승리투수 엄상백 MVP·최우수투수 2관왕

한국 청소년야구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5년 만에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1996년, 2003년, 2009년 대회에 이어 4번째 우승이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2011년 대회 때 맞붙어 패했던 일본을 이번 대회 결승에서 다시 만나 깨끗이 설욕했다.

한국은 6일 타이 빠툼타니의 퀸 씨리킷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 1로 이겼다. 선발투수 엄상백(덕수고3)은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2사사구(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예선 대만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나와 마운드에서 승리를 이끈 그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6㎞까지 나온 엄상백은 공격적인 승부를 하며 105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는 66개, 볼은 39개를 기록했다. “마지막 일본전에서 질 거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라 정말 기뻐요.” 구원투수로 나온 정성곤(인창고3)도 1⅔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 호투하며 경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일본 선발투수 모리타 슈냐도 엄상백 못지않게 완벽한 투구를 했다. 왼손 투수로서 시속 145㎞ 안팎의 빠른 공을 구사하는 그는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8⅓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려 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볼넷도 단 2개밖에 내주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두 투수의 팽팽한 투수전은 실책에서 승부가 갈렸다. 일본의 선발 유격수 요시다 유키는 3회 한국의 공격 때 실책 2개를 연달아 범하며 한국에 선제점을 내줬다. 그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염려한 일본 감독은 한 타석도 들어서지 않은 요시다를 야스다 다카유키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야스다마저 4회에 실책을 범하며 일본은 추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한국은 3회와 4회에 안타 하나 없이 볼넷 1개와 상대 실책 3개를 엮어 오늘 경기의 총 득점인 2점을 모두 올렸다.

한국 청소년야구대표 선수들이 6일 타이 빠툼타니의 퀸 씨리킷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 9회말에 일본을 2-1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로 달려와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빠툼타니(타이)/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반면 한국은 내·외야의 잇따른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여러 차례 넘겼다. 4회 수비 때 일본의 2번타자 도쿠모토 겐타로의 타구가 1·2루 사이를 뚫는 듯했으나 2루수 이도윤(북일고3)이 끝까지 쫓아가 360도 회전하며 1루로 공을 던져 간발의 차로 아웃시켰다. 이도윤은 한국이 2대 1로 쫓기던 7회 2아웃 1·3루 위기에서 일본의 7번타자 아사토 다케루의 총알같은 직선타를 점프하면서 잡아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수비 기본기와 송구능력이 좋다. 두 번 모두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중견수 안익훈(대전고3)도 그림같은 수비로 일본의 기를 꺾었다. 그는 7회 일본의 3번타자 기시다 유키노리가 직선타를 날리자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와 미끄러지며 글러브를 내미는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경기가 끝난 뒤 안익훈은 이번 대회 최우수 외야수로 선정됐다.

좌익수 최민창(신일고3)도 한국의 마지막 위기였던 8회 2아웃 2루 상황에서 도쿠모토의 큼지막한 타구를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 건져냈다. 그 순간 한국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일본 관중들로부턴 탄식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민창은 “수비는 정말 자신있다.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나가 잡는 게 쉽지 않았지만 팔을 쭉 뻗었더니 글러브 안에 공이 빨려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국 야수들은 이날 안타는 총 3개밖에 치지 못했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환상적인 수비로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하며 팀 승리를 일궈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에서 맨 위 단상에 올라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었다. 선수들은 한·일전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긴 듯 일본 선수들과도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이효근(46)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기분이 좋다. 흥분하지만 않으면 일본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라운드가 안 좋아 대회 전부터 내야수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 야수들은 완벽한 수비를 했고 일본 야수들은 바운드를 제대로 못 맞추며 실수를 했다. 추석을 앞두고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의 우승 뒤엔 전력분석원으로서 일본 선수들을 세밀하게 파악한 윤명훈 대한야구협회 기술위원과 노춘섭 프로야구 케이티(KT) 위즈 스카우트팀 차장의 노력도 있었다. 그들은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일본의 모든 경기를 지켜보며 투수와 타자의 기술적인 면부터 반복적인 습관까지 분석해 대표팀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A4 용지 2장에 요약해 나눠줬다. 노 차장은 “일본이 약한 팀들을 상대로 한 예선전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다행히 준결승 대만전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쳐 제대로 된 분석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두 분의 분석은 완벽했다. 그 내용에 따라 결승전을 치렀더니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공을 돌렸다.

빠툼타니(타이)/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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