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9.11 11:06
수정 : 2014.09.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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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원더스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코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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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송 단장 “미래 보장해주는 곳 없어…”
내년 10구단 체제… 김 감독 행보에도 관심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3년 만에 전격 해체된다.
고양 원더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프라가 부족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왔으나 지난 3년간 구단 운영을 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 아쉽지만 2014시즌을 끝으로 도전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원더스 구단은 이날 오전 선수단 미팅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는 11월말까지 월급을 지급하고, 프로 입단 테스트를 준비하는 선수들에게는 훈련 장소를 제공하고 훈련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고양 원더스는 2011년 9월15일 야구위, 고양시와 함께 야구회관에서 창단을 선언하고, 같은 해 12월12일 본격 출범했다. 2012년부터 퓨처스(2군) 팀과 교류 경기를 치루면서 2012년 20승7무21패(0.488), 2013년 27승6무15패(0.643), 2014년 43승12무25패(0.632)의 성적을 올렸다. 2012년 5명, 2013년 12명, 2014년 5명 등 총 22명의 선수들을 야구위 소속 프로 구단으로 이적시켜 선수들이 꿈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정규식이 독립구단 출신 최초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기도 했다. 최근 트라이아웃을 실시해 내년에도 계속 구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부 회의 끝에 끝내 해체를 결정했다.
하송 원더스 단장은 팀 해체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독립리그가 형성되지 않은 한국에서 한 팀으로 운영하는 게 쉽지 않았다. 기존 구단들이 많은 부분을 양보해주고 도와줘서 3년 동안 팀을 운영할 수 있었고, 우리도 놀랄 정도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몇몇 분들은 원더스를 미국·일본의 독립리그 팀 중 하나 정도로만 보는 것 같았다. 우리 팀이 아닌 다른 곳의 결정에 따라 팀의 방향이 결정되는 불안한 현실이 원더스를 힘들게 했다. 미래를 보장해주는 곳이 없다는 게 해체의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원더스는 애초 퓨처스리그에 정식 편입되기를 원했으나 프로 구단들의 반대로 번외 경기로만 경기를 치러왔다. 팀 운영자금도 애초 연간 1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으나 30억원 가까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원더스의 해체로 ‘야인’이 된 ‘야신’ 김성근 감독의 차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성근 감독은 2011년 8월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에스케이(SK) 사령탑에서 중도 경질된 뒤 줄곧 고양 원더스의 감독을 맡아 왔다. 김 감독은 사령탑 교체 시기 때마다 후보 0순위로 입길에 올랐고, 실제로 접촉했던 구단도 있었다. 한때 에스케이 절대왕조를 이끌었던 김 감독은 “일단 원더스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열리는 프로야구 구단의 신고 선수 선발 테스트나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 다음 일은 나도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감독 계약이 만료되는 팀은 에스케이·기아(KIA)·한화 등 3팀이다. 리빌딩에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던 김 감독의 행보에 따라 10구단 체제로 변모하는 내년 시즌 프로 야구판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김성근의 돌직구 "야신은 없다" [한겨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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