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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순위 남은 경기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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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자력 직행 쉽지 않네” 지난 18일 인천 문학야구장. 1-3으로 뒤지던 에스케이가 9회말 최익성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엘지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 저녁식사 도중 이 장면을 본 선동열 삼성 감독은 ‘거의 토할 뻔 했다’. 현대에 내리 3연패를 당한 뒤, 한화를 상대로 전날 간신히 1승을 챙겼던 선 감독으로선 패배를 당한 엘지보다 더 곤혹스러웠다는 후문이다. 1위를 넘보며 맹추격 중인 2위 에스케이의 1승이 그토록 두려웠기 때문이다. 요즘 선동열 감독과 삼성 구단 관계자의 속이 시꺼멓게 타 들어가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무난히 직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5경기에서 1승(5패)만 건지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직행에 필요한 승수(매직 넘버)도 지난 주 ‘4’에서 좀처럼 줄이지 못하다가, 20일 기아의 ‘도움’으로 간신히 ‘3’으로 만들었다. 기아가 이날 에스케이와의 광주 경기에서 10회말 이종범의 끝내기 1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두자, 삼성 프런트는 기아 쪽에 고맙다고 전화인사까지 했다고 한다. 21일 현재 올시즌 정규리그는 팀당 4~6경기씩만 남겨놓고 있다. 여전히 최대 관심사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직행 여부. 에스케이와의 승차는 불과 2.5경기다. 원정 2연전과 안방 2연전 4경기가 남아 있는데, 최근 분위기로는 ‘3승’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원정 2경기의 상대가 약체 기아지만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팀 주력인 배영수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마운드 운용 폭도 좁아졌다. 매 경기마다 투입되는 투수만 8명 이상이다. 또 안방인 대구에서 맞이하게 될 상대는 3·4위 팀인 두산과 한화다. 특히 에스케이를 1경기 차로 추격 중인 3위 두산의 상승세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에스케이는 한화·엘지와 각 2연전이 있는데 이 중 3경기가 안방에서 열리기 때문에 승수 챙기기에서 삼성보다 한결 유리해 보인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나타나는 ‘한국시리즈 징크스’가 공교롭게도 이번에 다시 삼성을 괴롭히는 듯한 분위기다. 한국시리즈에 3차례나 직행하고도 2002년에만 유일하게 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6차례 준우승이 말해주듯 삼성으로선 ‘직행이 아니면, 우승도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고 있다. 권오택 삼성 홍보팀장은 “선수나 감독 모두 부담이 큰 것 같다”며 “하위팀들이 끝까지 선전하는 게 보긴 좋아 보이는데, 우리가 자력으로 빨리 직행을 하는게 쉽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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