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22 18:37
수정 : 2005.09.22 18:37
김동훈 기자의 직선타구
‘국민타자’ 이승엽이 뛰는 일본 프로야구 롯데 머린스 팬들은 요즘 매 경기 손에 땀을 쥔다. 21일 현재 5경기만 남겨뒀지만 퍼시픽리그 선두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승차가 1경기이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영원한 맞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도 마찬가지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자리를 놓고 반 경기 차로 다투고 있다. 내셔널리그도 지구마다 선두 윤곽은 드러났지만, 1장 뿐인 와일드카드를 놓고 휴스턴·필라델피아·플로리다 3팀이 3경기 차로 불꽃 접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는 사정이 좀 다르다. 상위팀 싸움이 흥미롭긴 하지만, ‘가을 잔치’에 초대받은 4팀이 일찌감치 결정되는 바람에, 8팀이 함께 겨루는 정규리그 분위기는 다소 맥빠진 듯 보인다.
이것은 단일리그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한국은 일본에 앞서 플레이오프를 들여왔고, 미국보다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 팀도 늘렸다. 하지만 올해처럼 상·하위 판도가 확연해지면 ‘약효’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1999년과 2000년 양대리그도 해봤다.
하지만 전력평준화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리그간 팀을 주고받으며 다음 시즌 리그를 새로 짜는가 하면, 같은 리그에선 팀간 20경기씩 치르면서 ‘맛배기’로나 보여줘야 할 ‘인터리그’(다른 리그 팀과의 경기)를 팀간 18경기씩이나 치렀다. 무늬만 양대리그였기에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2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양대리그를 도입하면 리그당 4팀씩에 불과해 무리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도 4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인구나 경제규모, 야구열기로 볼 때 8팀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때문에 이젠 진정한 ‘한국형 양대리그’가 필요하다. 같은 리그에선 팀간 30경기씩, 인터리그는 팀간 9경기(안방·원정·중립 3연전씩)만 치르는 방안이다. 경기 수도 지금과 같은 팀당 126경기가 된다. 리그가 나눠지니 경기력 편중에 따른 부작용도 덤으로 해소될 것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제를 곁들이고, 일본처럼 인터리그 기간을 따로 내 별도 순위까지 매기면 보는 재미가 더할 것 같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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