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28 12:00
수정 : 2014.10.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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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지역 팬보다 열정적인 부산·경남의 야구팬들은 올해부터 엔씨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로 나뉘어 응원하게 됐다. 새로운 라이벌전에서만큼은 뒤지지 않겠다고 엔씨 다이노스는 벼르고 있다. 지난 22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엔씨와 롯데의 시범경기. 창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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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새 감독 선임을 앞두고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에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롯데 선수단은 28일 새벽 성명서를 발표해 “이문한 운영부장이 오고난 뒤 편이 갈리고 불화가 시작됐다”며 한 구단 인사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프런트와 선수단이 정면으로 충돌한 초유의 사건이다.
문제는 김시진 전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후임 감독으로 공필성 코치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롯데 선수단은 친 프런트 인사인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에 대해 공공연하게 반대를 해왔다. 한 스포츠매체가 “롯데 선수단이 최하진 대표이사를 만나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롯데 주장 박준서가 27일 오후 선수단은 결단코 공필성 감독 결사반대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의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구단의 언론 플레이가 계속되자 선수들은 배신감에 휩싸였고, 28일 새벽 선수단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선수단은 “이문한 부장이 선수를 따로 불러 선수들 전원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약속을 하면서 반박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두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선수가 얘기하지도 않은 화해했다는 말과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인 것처럼 기사를 썼다”며 “선수들 사이에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일도 생겼지만, 결국은 이문한 부장이 선수를 이용하여 이간질시켰다는 사시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의 갈등은 단지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둘러싼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 갈등의 골은 깊다.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의 반목 아래 권두조 수석코치와 정민태 투수코치가 각각 보직 해임됐고, 성적은 추락했다. 심지어 구단이 선수단과 코치진 내부에 스파이를 심어놨다는 소문조차 돌았다. 오랜 기간 쌓인 갈등이 감독 선임 건으로 폭발한 것이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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