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28 18:54
수정 : 2014.10.28 21:04
팬 60여명 대전구장 찾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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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진(뒤) 한화 이글스 사장이 28일 취임식장에서 김성근 새 감독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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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잘했다, 못했다는 생각은 이 시점부터 버려라. 오직 이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생각하라.” 28일 신임 감독 취임식이 열린 대전구장에 김성근(72)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관중석에 모인 60여명의 한화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만년 꼴찌팀을 응원하는 열성팬들의 희망의 함성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당시 대전 연고의 오비(OB·현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로 프로야구에 입문했다. 김 감독은 “톨게이트에서 ‘대전’을 보고 ‘드디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전은 야구의 도시였다. 최근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시 일으킬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30년 만에 대전에 돌아온 포부를 밝혔다.
김성근 감독의 취임식은 애초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취임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야구장에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행사장에 입장할 수 없다는 구단의 안내에 따라 발길을 돌린 팬들도 있었지만 많은 팬들은 자리를 지켰다. 결국 구단은 팬들이 취임식에 입장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16개월 된 아들과 함께 대전구장을 찾은 한화 팬 차준환(29)씨는 “김성근 감독은 이전과 달리 우리가 직접 모신 감독이란 생각으로 애정과 기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14번째 감독직인데 이런 부담감은 처음 느낀다. 팬들이 성원해주시고 기대해주시는 만큼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다른 때보다 더 크다”며 팬들의 성원에 화답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첫날부터 한화 선수들을 향해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오늘 선수들을 처음 보고 이발비가 없냐고 물었다. 선수들이 내일부터는 머리를 자르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화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도 예고했다. “한화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고 하지만 불발될 때가 많다. 타격에만 의존하는 야구는 약하다.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기 전에 1점을 지키고 도망가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지켜본 한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라며 “내일부터 시작되는 마무리캠프에서 5일 중 2일은 수비 훈련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수비 훈련을 강조하면서 “김태균은 당분간 3루에서 반 죽을 각오를 하라”는 농담을 던지자 팬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대전/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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