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28 22:35
수정 : 2014.10.28 23:21
PO 2차전서 넥센 9-2꺾고 1승1패
선발 신정락 7이닝 1실점 깜짝 호투
8회 스나이더 2타점 등 6점 승부 끝
프로야구 엘지 트윈스가 신정락의 빛나는 호투에 힘입어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엘지는 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9-2로 꺾고 1승1패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30일 엘지의 안방인 잠실에서 열린다.
정규리그 성적과 전혀 딴판이었다. 두 팀의 선발투수는 올해 20승을 거둔 넥센의 에이스 밴헤켄과 올 시즌 1승3패(평균자책점 6.66)에 불과한 신정락의 대결이었다. 기록으로 보면 밴헤켄 쪽에 기울어진 대결이었으나 승자는 뜻밖에도 신정락이었다. 신정락은 직구 최고 구속 145㎞의 그리 빠르지 않은 공으로 삼진을 무려 10개나 뽑아냈다. 거포들이 즐비한 넥센 타선도 신정락의 날카로운 코너워크와 변화무쌍한 공에 속수무책이었다. 7이닝까지 직구를 34개 던졌고, 커브(14개)와 포크볼(15개)을 적절히 섞어 2안타 1실점(홈런 1개)을 허용했다.
신정락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중간계투로만 등판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등판이 유력했던 에버렛 티포드가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선발로 낙점됐다. 5회까지 버티느냐가 관건이었던 신정락은 7이닝까지 넥센 타선을 꽁꽁 묶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엘지의 유격수 오지환은 고비마다 철벽수비를 보이며 신정락을 도왔다.
엘지는 2회 2안타를 2개의 진루타로 엮어 선취점을 뽑았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4번 타자 이병규가 첫 안타를 뽑아내 물꼬를 텄다. 이진영의 중전안타로 맞은 무사 1·2루에서 스나이더·손주인의 연속 땅볼로 주자들을 밀어 첫 득점을 올렸다. 5회에는 넥센 밴헤켄의 실책에 편승했다. 선두 타자 스나이더가 1루에 진루한 뒤 손주인의 희생번트는 평범했으나 밴헤켄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공이 제대로 송구되지 못했다. 엘지는 또 한번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고 오지환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스나이더가 홈으로 파고들어 2-0으로 앞서갔다.
이날 승부는 사실상 8회에 갈렸다. 엘지는 2-1로 쫓기던 8회 타자가 일순하며 무려 6점을 뽑아내 점수차를 벌리면서 넥센의 추격권에서 멀어졌다. 최경철이 안타로 진루하자 엘지는 오지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추가득점을 노렸다. 이에 넥센은 밴헤켄을 내리고 투수교체로 맞섰으나 바뀐 투수들이 투수력 난조를 보이면서 무너졌다. 한현희는 볼넷 2개와 1안타로 3실점했고, 조상우 역시 1안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넥센의 선발 밴헤켄은 7⅓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자신의 몫을 해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양상문 엘지 감독은 “팀의 분위기를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넥센의 한현희·조상우가 올라왔을 때 타자들이 침착하게 기다린 것이 승패를 갈랐다”고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제일 중요한 것은 타격의 힘이다. 선수들이 1년 동안 해온 것이 있기 때문에 잘할 것으로 믿는다. 타격이 부진한 선수도 있지만 이를 의식하면 슬럼프가 온다. 3차전에서도 타순을 흔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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