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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선발 오재영(오른쪽)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엘지(LG)와의 경기에서 5회말 2사 2, 3루에서 호수비를 펼친 1루수 박병호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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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PO 3차전
오, 6회까지 3피안타1실점 호투
2회 강정호 홈런으로 앞서 나가
5회 4점 보태며 승부에 쐐기
2승1패…KS에 1승 남겨
넥센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성큼 다가섰다. 넥센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오재영의 호투에 힘입어 엘지(LG) 트윈스를 6-2로 꺾었다. 2승1패를 기록한 넥센은 1승만 추가하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엘지 선발 우규민의 날이었다면 3차전은 넥센 선발 오재영의 날이었다. 왼손투수 오재영은 깜짝 활약을 펼치며 이날 승리를 이끌었다. 6이닝 동안 3피안타 4사구 3개로 1점만 내줘 3차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오재영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한 것은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신인선수상을 받은 2004년 이후 10년 만이다. 오재영은 4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보였으나 5회말 1사 이후 첫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최경철에게 안타, 대타 최승준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고, 정성훈의 중견수 뜬공으로 1점을 내줬다. 그러나 계속된 실점 위기에서 박병호의 호수비로 5회를 넘긴 뒤 6회에는 볼넷 1개만 내주며 깔끔하게 처리했다. 정규 시즌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했던 오재영은 엘지와의 경기에서는 4경기에 등판해 1승무패, 평균자책점 1.83의 호투로 유독 엘지에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포들의 부진으로 고전하던 넥센은 2회 강정호의 홈런이 터지며 타선이 살아났다. 강정호는 0-0이던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엘지 리오단의 146㎞짜리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130m짜리 홈런을 만들었다.
넥센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승부는 5회에 갈렸다. 넥센의 선두타자 김민성이 빗맞은 안타로 1루에 진출했다. 후속타자는 플레이오프에서 10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보이며 7번 타자로 내려앉은 이택근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그러나 보내기번트 대신 강공으로 밀어붙였고, 이택근은 2루 베이스 위를 통과하는 중전안타로 기대에 보답했다. 무사 1·2루로 바뀌면서 보내기 번트가 정석인 상황. 이성렬의 보내기번트는 실패했으나 오히려 대량득점으로 이어졌다. 이성렬이 리오단의 공을 받아쳐 중견수 옆으로 떨어지는 2루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무사 2·3루의 계속된 찬스에서는 박동원의 큼직한 2루타로 4-0으로 앞서갔고, 서건창의 보내기번트 이후 로티노의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넥센은 5-1로 엘지가 추격하자 8회에는 유한준의 1점홈런으로 달아났다.
엘지 선발 리오단은 강정호에게 1점홈런을 내줬지만 4회까지 매회 선두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호투를 보이다 5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리오단은 올 시즌 9승10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지만 넥센과의 상대전적에서는 4경기에서 3패에 그치는 등 넥센을 만나면 맥을 못 추고 있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은 넥센 소사와 엘지 류제국이 선발 등판한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염경엽 “타순 바꾼 것이 주효” △염경엽 넥센 감독=생각 외로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오재영이 힘을 낸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공이 낮게 형성됐고, 5회에는 박병호의 좋은 수비가 오재영이 6회까지 던질 수 있는 힘이 됐다. 타순을 바꾼 것이 조금은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이택근을 7번으로 보낸 것은 하위타선에 짜임새를 주고 상대가 긴장하도록 한 것이다. 내일도 같은 타순으로 간다. 박병호에게는 ‘팬들은 몇 타수 몇 안타가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만을 기억한다. 매 게임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하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타격 페이스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양상문 엘지 감독=빗맞은 안타 2개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5회 이성열의 보내기 번트를 잡지 말아야 했다는 것은 결과론에 불과하다. 리오단의 오늘 구위는 최근에 가장 좋았지만 한두개 높게 형성된 공이 장타가 되면서 대량실점했다. 중심타선은 내일도 그대로 갈 예정이다. 타구 자체는 나쁘지 않다. 타격 부진으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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