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04 22:09
수정 : 2014.11.05 00:05
삼성 불펜 차우찬 상대
8회 ‘투런포’ 승리 갈라
밴헤켄 6이닝 2실점 호투
영웅들은 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넥센 히어로즈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강정호의 8회초 결승 2점포를 앞세워 정규리그 1위 삼성을 4-2로 무릎 꿇렸다. 창단 7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넥센은 첫판에서 승리를 거두며 우승 확률을 80%로 끌어올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첫승을 거둔 팀은 30번 중 24번 우승했다. 2차전은 5일 오후 6시30분 윤성환(삼성)과 헨리 소사(넥센)의 선발 맞대결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상대 선발투수의 공에 익숙해지며 타자들의 방망이가 자신있게 돌았다. 포문은 ‘200안타 사나이’ 서건창(넥센)이 열었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서건창은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 끝까지 물고 늘어져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결국 9구째 시속 152㎞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작렬시켰다. 무사 3루에서 로티노의 2루타로 선취 득점을 뽑은 넥센은 1사 1·3루에서 강정호의 중견수 희생뜬공으로 2점째를 뽑았다. 삼성은 3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서건창과 똑같이 1번 타자 겸 2루수인 야마이코 나바로가 무사 1루에서 시속 127㎞ 포크볼을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4안타 빈공에 시달린 삼성이 올린 유일한 득점이었다. 19일 동안 쉰 탓인지 3~6번 타순의 15타수 1안타가 뼈아팠다.
2-2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한국시리즈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였다. 플레이오프 타율 0.533(15타수 8안타 2홈런)으로 방망이를 한껏 예열하고 올라온 강정호는 8회초 무사 1루,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차우찬의 5구째 시속 133㎞ 바깥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3타수 1안타 3타점. 유격수 수비에서도 강정호는 2-2 동점이 된 3회말 삼성 채태인의 빠른 타구를 몸을 날려서 낚아냈다.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강정호는 “슬라이더를 노렸는데 맞았다”며 “에이스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게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클 것 같다”고 했다.
선발 대결은 무승부였지만 불펜 맞대결에서 희비가 갈렸다. 삼성 선발 릭 밴덴헐크는 최고 구속 155㎞의 속구를 앞세워 6⅓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고, 넥센 선발 밴헤켄도 포크볼을 앞세워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응수했다. 삼성 두번째 투수 차우찬은 7회초 2사 1루에서 보크를 범했고 8회초에는 선두타자 박병호를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강정호의 2점포로 이어지는 화를 자초했다. ⅔이닝 2실점. 반면 7회말부터 등판한 넥센 두번째 투수 조상우는 2이닝을 무안타 3탈삼진으로 틀어막았고 마무리 손승락도 9회를 무실점으로 매조지었다.
대구/김양희 허승 기자
whizzer4@hani.co.kr
■ 류중일 삼성 감독 상대 투수 공략에 실패했고 나바로 투런포 외에는 특별한 찬스를 못 살렸다. 아예 2루를 못 갔다. 중심타자에서 안타가 나와야 하는데 마지막에 채태인 안타가 고작이다. 야구라는 게 중심타선에서 홈런이 나오고 타점이 나와야 한다. 강정호 타석 때 안지만을 넣었어야 했는데, 연습 전에 등에 담 증상이 있었다고 해서 투입하지 못했다. 그것이 못내 아쉽다. 차우찬의 구위가 좋았고, 홈런은 맞았지만 잘 못 던졌다기보다 강정호가 잘 친 것 같다. 홈런을 맞은 것보다 사사구 7개가 아쉽다. 경기 감각이라고 하는데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결과가 안 좋으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중심타선에서 찬스를 못 만든 것이 아쉽다. 내일은 좋아질 것이다.
■ 염경엽 넥센 감독 선발 밴헤켄이 3회 잠깐 흔들렸는데, 에이스답게 공 개수를 조절하면서 6이닝을 소화해줘서 좋았다. 투타에서 다 깔끔한 시합이었다고 생각한다. 타격에서는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서건창과 로티노가 테이블세터로서 제 역할을 했다. 강정호에게 4번의 찬스가 갔고 4번 중에 한번은 해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인 한방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그런 발판을 만든 게 박병호다. 1번 타자 같은 4번 타자 역할을 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오늘 경기에 점수를 주자면 98점이다. 연타를 쳐서 승리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고, 큰 것 한 방을 기대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첫승은 그렇게 중요치 않다. 이겨서 기쁘지만 오늘 경기는 여기서 끝이고 내일 1승 위해 최선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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