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07 22:31
수정 : 2014.11.0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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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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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전 “오재영이 5이닝 3실점 이하로만 막아주면 참 고마울 것”이라고 말했다. 1승1패로 삼성과 동률을 이뤘지만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하면 넥센은 불리한 위치였다. 상대 선발 장원삼을 생각해도 그랬다.
오재영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5승6패, 평균자책 6.45를 기록했다. 삼성을 상대로는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7.00(4이닝 12자책)으로 아주 약했다. 상대 피안타율은 무려 0.565였다. 그러나 오재영은 모든 기록을 뒤엎었다. 2차전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린 삼성 타선을 5이닝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오재영의 ‘가을야구’는 엘지(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때부터 빛났다.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팀이 2승1패로 앞서는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한때 ‘오재앙’이라고 불릴 정도로 안 좋았지만 올 포스트시즌에서는 제일 중요할 때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 성적은 11이닝 5피안타 1실점이다. ‘가을 사나이’라 불릴 만하다.
지난 10시즌 동안 오재영의 성적은 들쭉날쭉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호투와 악투를 반복했다. 감독과 코치들마다 오재영의 쓰임새를 놓고 고민을 했지만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런 오재영에게도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데뷔한 오재영은 10승9패, 평균자책 3.99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그리고 그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첫 선발승을 거뒀다. 그때 상대했던 팀이 바로 삼성이다. 화려했던 데뷔 시즌을 끝으로 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부침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오재영은 10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부활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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