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4.11.10 22:25 수정 : 2014.11.10 23:43

정규리그 1위 삼성 안방 이점 못얻어
넥센, 선수대기실 없어 버스서 쉬어
그나마 관중석도 다 채우지 못해

“우리 버스에 가 있으면 안 될까?”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시작을 1시간30여분 앞둔 오후 5시, 1루 더그아웃에서 서성이던 김대우(넥센)는 동료 조상우에게 말했다. 더그아웃 근처에는 잠깐 동안 쉴 곳도 없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여기는 선수대기실도, 감독실도 없어서 불편하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5~7차전은 삼성과 넥센, 어느 팀의 안방구장도 아닌 중립지역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두 팀 안방구장의 규모가 모두 2만5000석 이상이 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관람객의 방문을 위해 5~7차전은 2만5000명을 수용하는 잠실구장에서 치른다는 규정 때문이다.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엘지(LG)나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경우에는 예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만석 이상의 야구장 건설을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의 안방구장인 대구구장의 수용인원은 1만명, 넥센의 안방인 목동구장은 1만500명이다.

더 많은 관중이 볼 수는 있지만 정작 선수단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정규리그 1위 팀 삼성은 안방 이점을 포기해야 한다. 정규리그 내내 응원을 보낸 대구 홈팬들도 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를 두 번밖에 못 본다. 넥센의 여건은 더 안 좋다. 우선 선택권이 있던 삼성은 3루 더그아웃을 택하면서 5~7차전 동안 원정 감독실, 선수대기실을 쓸 수 있다. 하지만 1루 더그아웃은 홈팀인 엘지, 두산이 쓰던 곳이라 부대시설이 전혀 없다. 별도의 라커도 없어 선수들은 복도에 장비를 늘어놓았고, 쉴 공간이 없어 버스에서 쉬었다. 식사 또한 직원들과 취재진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에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함께 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날 경기는 매진조차 되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2만3257명이 입장해 2007년 10월23일 열린 2차전 이후 7년, 43경기 만에 만원 관중이 찾지 않은 한국시리즈 경기가 됐다.

삼성은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대기록에 도전중이고 넥센은 팀 창단 첫 우승에 도전중이다. 어느 쪽이 우승하든 역사적인 순간을 안방도, 적지도 아닌 제3의 지역에서 맞이하게 됐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