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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11 22:03 수정 : 2014.11.12 00:13

이견 없는 ‘삼성 천하’
한국시리즈 6차전, 11-1 넥센 대파
나바로 3점포…홈런 4개 타이 기록
‘엄마 리더십’ 유중일, ‘명장’ 반열에

2011년 1월 괌 전지훈련 중이던 ‘초보’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하늘 위 광경에 감탄했다. 쌍무지개였다. 류 감독은 “생전 처음 봤는데 너무 뚜렷해서 예감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쌍무지개의 기운을 안고 기분 좋게 첫 시즌을 시작한 류중일 감독은 정규리그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초보 돌풍’을 일으켰다. 그 이후 어떤 팀도 삼성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지 못했다.

정규리그 1위 삼성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11-1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시리즈만 따지면 해태 타이거즈(1986~1989년)와 타이를 이루는 기록이다. 팀 통산으로는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1985년을 포함하면 8번째 프로야구 챔피언이다. 최우수선수(MVP)는 단일 한국시리즈 최다홈런 타이기록(4개)을 세운 야마이코 나바로로 선정됐다. 나바로는 시리즈 동안 타율 0.333, 4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직전까지만 해도 삼성의 통합 4연패 전망은 밝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엘지(LG)를 꺾고 올라온 ‘홈런 군단’ 넥센의 기세가 만만찮았다. 게다가 뒷문을 지키던 오승환(한신 타이거스)의 빈자리도 커 보였다. 그러나 정규리그 선발 평균자책 2위(4.39)의 힘이 대단했다. 4차전 선발 J.D. 마틴을 제외하고 릭 밴덴헐크, 윤성환, 장원삼이 등판할 때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밴덴헐크는 1, 5차전에 선발등판해 승리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13⅓이닝을 3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 6차전 선발 윤성환(13이닝 2실점), 3차전 선발 장원삼(6⅓이닝 1실점)도 제 몫을 다했다. 불펜에서는 안지만이 4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선의 응집력은 더욱 놀라웠다. 이승엽, 박석민 등 중심타선의 침묵 속에 5차전까지 팀타율이 0.195에 불과했지만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으로 주요 고빗길에서 두 차례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뒤진 3차전 8회초 2사1루에서는 1루 대주자 박해민이 넥센 유격수 강정호, 2루수 서건창 등이 이승엽의 뜬공을 서로 미루다가 놓치는 사이 홈까지 전력질주해 동점을 만들었고 9회초 박한이의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시 0-1로 뒤진 5차전에서는 9회말 1사 후 강정호의 실책으로 얻은 득점 기회를 최형우가 끝내기 2루타로 매조지했다. 상대 실책을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은 시리즈 마지막 6차전까지 이어졌다. 3회초 넥센 선발 오재영의 희생번트 수비 실책으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를 4득점으로 연결시켰다. 4-1로 앞선 6회초 때는 박병호의 번트 수비 실책 이후 나바로가 쐐기 좌월 3점포를 터뜨렸다.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은 배당금으로만 30억원 안팎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주전급 선수들은 1억원 이상의 두둑한 우승 보너스가 예상된다. 올해 10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던 박한이, 진갑용,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만 7개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필요할 때는 회초리를 드는 ‘엄마 리더십’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끌어내며 당당히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김양희 허승 기자 whizzer4@hani.co.kr

류중일(앞줄 오른쪽 둘째) 삼성 감독과 임원, 선수들이 11일 잠실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넥센을 꺾고 4연속 통합우승을 일군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 양팀 감독의 말

류중일 삼성 감독=기분 좋다. 11월11일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지인이 문자 한 통을 보냈는데 ‘1등 네 번째 하는 날’이라는 내용이었다. 전혀 생각 못했는데 4년 연속 우승해 기분 너무 좋다. 삼성을 사랑하는 팬들이 성원해주셔서 선수들이 힘을 낸 것 같다. 팬 여러분께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 덕을 많이 봤다. 마틴, 밴덴헐크, 나바로가 잘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윤성환도 칭찬해주고 싶다. 1차전 지고, 2차전 지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윤성환이 2차전을 잡아줬다. 어제 극적으로 이겼지만 내일로 넘어갔으면 밴헤켄과 맞서야했는데 윤성환이 잘 던져줬다.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 깔아 놓고 투수, 타자 공부도 많이 했고, 컨디션 좋은 타자들, 좋은 공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4년째 우승했지만 앞으로 더 연구를 많이 해서 선수들에게 전달하도록 공부하겠다. 4번의 우승 중에 이번이 제일 좋다. 내년에는 10개 구단이다. 감독이 5명이나 교체됐고, 자유계약선수(FA)도 많이 움직일 것 같다. 선수 변동에 따라 변화가 클 것이다. 에프에이 5명인데 다 잡을 것이다. 타 팀 말고 내부 에프에이(FA) 잡는다는 얘기다. 넥센이 열심히 했는데 내년에는 더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아쉽고 잊지 못할 시리즈가 될 것 같다. (흐르는 눈물 때문에 잠깐 밖에 나갔다가 온 뒤) 긴 레이스 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견뎌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선수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패했지만 아픈 만큼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년 동안 변함없이 우리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감사한다. 창단 첫 우승을 많이 바라셨는데 해내지 못해 죄송하다. 이제 끝났으니까 더 단단해진 넥센 히어로즈가 되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

■ 삼성 선수들의 우승소감

지명타자 이승엽=아무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달성해 행복하다. 팬 여러분과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포수 진갑용=통합 4연패 너무 뿌듯하다. 지난 3번의 우승과 느낌이 다르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3루수 박석민=이번 시리즈 동안 너무 힘들었다. 눈물이 난다. 너무 좋은 동료, 감독님, 코치님 만났는데 내 몫을 못한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다. 감독님 끝까지 나를 믿어줬는데, 보답을 못해서 너무 죄송하다. 그래도 정말 좋은 동료, 팀 만나서 우승할 수 있었다.

투수 임창용=한국에 돌아온 첫해에 우승할 수 있게 해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시즌 때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래도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우익수 박한이=뭐라 말할 수 없다.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사상 첫 통합 4연패다. 힘든 고비를 넘겨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믿고 응원해주신 팬들과 동료들 모두 감사드린다. 삼성라이온즈 역사와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투수 장원삼=작년에도 역사를 이뤘는데 올해는 범접할 수 없는 역사를 이뤘다. 이런 팀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투수 윤성환=최고다.

투수 안지만=4연패 대기록 아닌가. 즐기겠다.

투수 차우찬=좋은 팀을 만나 행복하다. 

투수 심창민=4연패 아닌가. 내년에도 이어가고 싶다.

투수 배영수=7번째 기분을 즐기겠다.

중견수 박해민=1년 밖에 안됐는데 우승 아닌가.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포수 이지영=4연패 달성해 기쁘다. 5연패도 도전하고 싶다.

포수 이흥련=살면서 제대로 된 우승을 처음 해본다. 오늘 우승 맛을 알게 됐다.

중견수 김헌곤=최고다. 태어나서 제일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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