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27 19:21
수정 : 2014.11.27 19:21
롯데, 최고액 거절 이례적 공개
다른 구단 사전접촉설 나와
관심보인 한화·LG 부담 클 듯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롯데 좌완 장원준(29·사진) 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올 시즌 에프에이 신분을 획득한 장원준은 원소속팀과의 우선협상 마감일인 26일 롯데의 제안을 거절했다. 롯데는 곧바로 장원준에게 제시한 협상 조건을 발표했다. 4년간 총액 88억원이란 거액이었다. 기존 자유계약선수 투수 최고액인 장원삼(삼성)의 4년 60억은 물론, 역대 자유계약 최고액인 강민호(롯데)의 4년 75억원을 훌쩍 넘는 액수였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의 ‘몸값 거품’이 커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그런 예상조차도 넘는 금액이었다. 계약이 성사됐다면 올 시즌 자유계약 최고액 선수는 에스케이(SK)의 최정(4년 86억원)이 아닌 장원준이 됐을 것이다.
구단이 선수와의 우선협상이 결렬됐다고 협상 조건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협상 테이블에서 장원준에게 총액 88억원의 계약을 제안하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 조건을 팬들에게 공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최근 선수와 구단 사이의 갈등과 감독 선임을 둘러싼 잡음 등으로 팬들의 눈밖에 났다. 여기에 더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장원준을 잡지 못할 경우 큰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장원준을 잡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알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원준과 그를 노리는 다른 구단들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장원준에게 88억원 이상을 지급하지 않으면 규정상 금지돼있는 탬퍼링(사전접촉)을 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88억원 이상 지불할 경우에는 ‘거품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9시즌 통산 85승77패, 평균자책점 4.18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긴 했지만 장원삼이나 윤성환(삼성·4년 80억원), 최정을 능가하는 대우를 해주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자칫 몸값 거품을 조장한다는 비난도 받을 수 있다. 현재 장원준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은 한화, 엘지(LG), 두산 등으로 알려져 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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