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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돌아온 중계권 협상
2009년 4월, 프로야구 팬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프로야구 중계권 대행사 A사와 케이블 채널 간의 협상 난항으로 한동안 텔레비전에서 프로야구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계 파행 속에 케이블 디원티브이나 리얼티브이가 1~2경기를 중계했으나 팬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는 없었다. 2008년부터 프로야구 전 경기를 안방에서 봐왔던 팬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A사와 케이블 채널은 합의점을 좁혀갔고 6월께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새로운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이 시작된 올해는 괜찮을까. 중계권을 둘러싼 ‘쩐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지상파3사와 협상하는 KBOP10구단 체제에 게임 수 늘어
50%이상 오른 ‘300억+α’ 요구
지상파3사는 케이블에 재판매
중계권료 대부분 이 돈으로 충당 케이블 4곳 중 XTM 빠지고
JTBC+1곳 들어올 가능성
“시청률 1%로 낮고 광고 힘든데
제작 비용은 90억 육박” 불만
중계권료 놓고 벌써 힘겨루기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은 가장 먼저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마케팅사인 케이비오피(KBOP)와 지상파 방송 3사 컨소시엄과의 계약으로부터 이뤄진다. 야구위는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었던 지상파 3사에 우선권을 준다. 케이비오피가 현재 요구하는 금액은 ‘300억원+α’다. 이전 계약(2011~2014년) 때 받았던 연간 평균 180억원보다 50% 이상 인상된 액수다. 지상파 3사 컨소시엄은 중계권을 산 뒤 케이블 채널 등에 재판매하게 된다. 네이버·다음 등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아프리카티브이, 모바일, 지상파 디엠비(DMB) 등 뉴미디어 중계권은 케이비오피가 따로 판매한다. 인상 요인은 물론 있다. 일단 경기 수가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야구 중계 날짜가 많아졌다. 또한 올해부터 10구단 체제가 처음 정립되면서 매일 5경기가 중계될 수 있다. 기존의 4개 채널이 아닌 5개 채널에서 야구 중계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채널 한 개가 추가되니 그만큼의 인상분이 중계권료에 반영된 것이다. 케이블 채널당 50억~60억원씩 중계권료를 지급하면 250억~300억원의 액수가 도출된다. 작년에 케이블 채널 4사가 중계권료로 지급한 액수는 40억원 안팎이었다. 케이블 채널 중계권 협상에는 지상파 3사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 2005년부터 프로야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A사가 판매를 대행한다. 작년까지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3사 외에 <엑스티엠>(XTM)이 2012년부터 3년 동안 나머지 한 경기를 중계해왔으나 올 시즌을 앞두고는 고심하고 있다. 투자 대비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엑스티엠>을 비롯해 <티브이엔>, <오시엔> 등 여러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씨제이이앤엠(CJ E&M) 관계자는 “프로야구 중계를 하면서 <엑스티엠>의 인지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률이 1% 안팎에 불과했다. 예전 같으면 1%가 크지만 요즘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중계권료에 제작비까지 합한 투자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엑스티엠>의 야구 중계 지속 여부는 3월께나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엑스티엠>이 야구 중계에서 빠지면 기존 스포츠 채널 외에 2개 채널이 더 필요하게 된다. 1~2년 전부터 꾸준하게 들려오는 소식은 종편 <제이티비시>(JTBC)의 프로야구 중계 참여 가능성이다. <제이티비시>는 이미 2013 세계야구클래식(WBC)을 독점 중계했던 전례가 있다. 복수의 관계자는 “만약 <제이티비시>가 야구 중계권을 따내면 골프 전문 채널인 <제이골프>(J골프)를 <제이스포츠>로 이름을 바꿔 오전에는 골프, 오후에는 야구 중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한 자리는 A사가 운영하는 스포츠 방송 채널인 <스포티브이>(SPOTV)나 또다른 채널이 맡게 될 전망이다. A사는 2009년 프로야구 미방영 사태 이후 스포츠 콘텐츠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는데 지난해까지 <엑스티엠>이 중계한 프로야구의 절반 이상을 A사가 제작해왔다. 물론 중계 채널이 달라질 수는 있으나 중계권료를 포함해 제작비 80억원 이상을 쓸 케이블 채널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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