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29 18:09
수정 : 2005.09.29 18:09
기영노의 야구삼국지
프로야구 팬들에게 ‘삼미 슈퍼스타즈’는 만년 꼴찌의 대명사다. 삼미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사회인 선수들까지 끌어들여 리그에 참여했다. 그 결과 15승65패, 승률 0.188이라는 세계 프로야구사에 보기드문 성적을 남겼다. 오죽하면 ‘삼미 슬퍼스타즈’라는 별명까지 붙었을까. 미국과 일본에도 삼미와 닮은 팀들이 있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지난해 오릭스 블루웨이브와 긴테스 버펄로스의 합병으로 퍼시픽리그 팀이 5개로 줄어들자 대안으로 창단된 팀이다. 라쿠텐은 지난 8월29일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져 일찌감치 리그 꼴찌가 확정됐다. 9월이 되기 전 리그 최하위가 결정된 것은 일본에서는 53년 만의 일. 라쿠텐은 두차례나 11연패를 당하는 등 38승1무97패(승률 0.281)로 시즌을 마감했다. 1위 소프트뱅크와의 승차가 무려 51.5경기이고, 5위 니혼햄과도 25경기나 승차가 뒤졌다. 그러나 구단은 ‘꼴찌 경험이 약이 될 것’이라며 다오 야스시 감독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꼴찌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4경기를 남겨둔 29일 현재 54승104패 승률 0.342로 30개 팀 중 유일하게 100패를 넘어섰다. 팀 전체 선수의 연봉 합계가 4천만달러(4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선수 투자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도 5500만 달러가 넘고, 박찬호의 연봉이 1350만달러(약 13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캔자스시티가 어느 정도 ‘짠물 연봉’인지 짐작할 수 있다. 개막전 선발이자 에이스 구실을 하는 호세 리마는 5승16패 평균자책 6.99를 기록중이고, 프랜차이즈 간판타자 마크 스위니는 부상을 달고 다니며 타율 3할(0.29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토니 페냐 감독이 자진 사퇴하고, 버디 벨 감독을 영입했지만 백약이 무효다. 그러나 그를 경질한다는 얘기는 없다.
두 팀에 견주면 창단 이후 처음으로 꼴찌를 한 기아 타이거즈의 성적은 양호한 편이다. 팀 승률이 4할 안팎이고, 이종범 장성호 등은 어느 팀에 가도 중심타자에 든다. 기아는 시즌 중 유남호 감독에 이어 사령탑에 오른 서정환 감독대행을 경질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장채근 2군 감독 등 ‘젊은 피’를 새 감독에 앉히려는 모양이다. 스포츠평론가
younglo5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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