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15 19:14
수정 : 2015.04.15 22:30
2년·3년전에도 호투 무너뜨렸던
‘이적생’ 이성열·권용관 또 맹활약
한화는 삼성의 윤성환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윤성환은 지난 두 시즌 동안 한화를 상대로 6경기 선발 출장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41과 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8점만을 내줬다. 가장 최근에 등판한 지난해 9월4일엔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빈볼 사태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한화는 쇄신 차원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한화 타자들이 맥을 못 추는 윤성환이 상대팀 선발투수였다. 한화는 어떻게 천적 윤성환을 잡았을까. 이날 한화의 타선에는 윤성환에 강한 두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좌익수 이성열과 유격수 권용관이었다. 지난 8일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한화로 온 이성열은 윤성환에게 홈런만 3개를 기록한 천적이다. 14일 경기 이전까지 29타수 9안타로 3할1푼의 타율을 기록했다. 한화 라인업에선 이용규(윤성환 상대 3할2푼1리)를 제외하곤 가장 좋은 성적이다. 특히 2012년 6월1일엔 윤성환이 두산을 맞아 9회 완투를 하며 6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당시 두산 소속의 이성열에게만 연타석 홈런을 맞았다. 경기 결과는 1-2, 삼성의 패배였다.
14일 오랜만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권용관은 윤성환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2013년 5월23일 엘지와의 경기에서 윤성환은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 한 점을 뽑아내 1-1 무승부에서 결승득점은 방망이가 아닌 권용관의 발에서 나왔다. 이지영 포수가 윤성환에게 공을 천천히 건네주는 사이에 권용관이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한 것이다. 이 기막힌 장면은 나중에 경기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홈스틸’이 아닌 ‘야수선택’으로 기록됐지만, 그 경기까지 16승21패로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했던 엘지를 깨워 그해 총 74승54패로 리그 3위로 올라서는 데 기폭제 구실을 했다. 윤성환은 그 경기에서 8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지만, 권용관의 결승득점으로 쓴맛을 봤다.
14일 경기에서 권용관은 3회 첫 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성열은 3회 2사에서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3루타로 1루에 있던 최진행을 불러들여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권용관은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5회 박석민의 내야 강습 타구를 잡은 권용관은 넘어진 상태에서 2루로 송구해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임수민 한화 수비코치는 “최근 강경학 선수가 유격수로 괜찮은 활약을 보인데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권용관이 선발로 나오지 못했는데, 선수 컨디션과 윤성환에게 좋은 기억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 선발로 내보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14일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한화 타자들의 윤성환 상대 전적(14일 이전까지)
이용규 : 53타수 17안타 5삼진 0.321
이시찬 : 1타수 무안타 1삼진
김경언 : 27타수 4안타 7삼진 0.148
김태균 : 43타수 12안타 1홈런 8삼진 0.279
최진행 : 31타수 8안타 1홈런 6삼진 0.258
이성열 : 29타수 9안타(3홈런) 14삼진 0.310
정범모 : 8타수 2안타 2삼진 0.250
주현상 : 기록 없음
권용관 : 24타수 3안타 7삼진 0.125
■ 14일 경기(선발 타자들의 윤성환 상대 전적)
이용규 : 3타수 1안타(3루타)
이시찬 : 3타수 1안타 1삼진
김경언 : 3타수 2안타
김태균 : 3타수 1안타 1홈런
최진행 : 3타수 1안타
이성열 : 3타수 1안타(3루타) 1삼진
정범모 : 3타수 무안타
주현상 : 2타수 무안타
권용관 : 2타수 2안타 1홈런
* 자료: 스포츠투아이 제공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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