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21 18:59
수정 : 2015.04.21 18:59
|
고종욱(왼쪽), 윤석민(오른쪽).
|
고종욱·윤석민 등 맹타 휘둘러
서건창·김민성 부상 공백 메워
악재속 또다른 스타 탄생 예감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시즌 초반 악재가 겹쳤다. 하지만 후보 선수들이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면서 고비를 넘기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얘기다. 서건창, 이택근, 김민성 등 팀 주축 선수들이 이탈하거나 제구실을 못하는 상황에서 고종욱, 윤석민, 김하성, 박헌도 등이 맹활약하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올 시즌 넥센은 유격수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상당한 전력 손실이 예상됐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강정호의 공백보다 더 큰 구멍이 생겼다. 주전 포수인 박동원이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개막전부터 결장했고, 개막 뒤 타격감이 좋았던 3루수 김민성은 지난 4일 에스케이전에서 발목을 접질렸다. 보름 가까이 지난 17일에 복귀했지만, 아직 발목 상태가 완전치 않아 대타로 기용되고 있다.
전력의 가장 큰 손실은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였던 서건창의 부상이다. 서건창은 지난 9일 두산의 1루수 고영민과 충돌해 오른쪽 십자인대가 부분파열됐다. 최소 3개월 결장이 불가피하다. 중견수 이택근은 지난 12일 케이티전을 마치고 허리 통증을 호소해 17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외야수 한 자리를 차지할 예정이던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마저 타율 1할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주전 중에서 제 역할을 하는 선수는 박병호와 유한준뿐이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넥센은 이달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진 뒤 19일까지 신생팀 케이티에 겨우 앞선 9위를 차지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눈치 보지 말고 싸우자”고 선수단에 주문했지만, 분위기는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으로 17일부터 시작된 기아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 7위로 올라섰다.
이 기간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지난 16일부터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고종욱(26)이다. 16일 경기에서 볼넷과 사구 1개씩을 기록하며 경기 감각을 익힌 고종욱은 17일부터 시작된 기아와의 3연전에서 매 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19일에는 기아 선발 문경찬으로부터 통산 2호 홈런을 뽑아냈다. 3루수 윤석민은 김민성이 빠진 3루 수비와 강정호의 장타력을 메우고 있다. 윤석민은 홈런 2개를 포함해 13타점으로 타점 부문 11위, 장타율 6할2푼8리로 전체 6위에 포진해 있다. 16경기에 나서 실책 2개를 기록해 수비에서도 나름 안정적인 모습이다. 수비 부문에서 강정호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던 유격수 김하성은 예상치 못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5타수 4안타 1홈런을 터뜨리는 등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외야에선 박헌도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한 박헌도는 지난 17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8회 역전 2루타를 쳐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서건창도 따지고 보면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2012년 주전 2루수였던 김민성이 부상을 당하자, 서건창이 공백을 메우며 그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2년 홈런왕 박병호와 신인왕 서건창, 2013년 홀드왕 한현희, 지난해 필승조 조상우 등 매년 스타가 탄생하고, 강정호·유한준 등 기존 선수들의 실력이 급성장한 넥센에서 올해 어떤 스타들이 나올까.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사진 뉴시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