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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4.22 18:53 수정 : 2015.04.22 18:53

포수 정범모, 2사만루 수비 실수
밀어내기 볼넷을 삼진아웃 판단
벤치 향하다 1점 더 줘 결국 대패

“5회 볼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지난 21일 엘지에 0-10으로 진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이 경기 뒤 남긴 말이다. 5회말 한화 포수 정범모의 ‘본헤드 플레이’(bonehead play) 하나가 경기의 분위기를 바꿨다. ‘본헤드’는 우리말로 ‘멍청이’ 정도로 해석되는 비속어로 야구에서는 선수가 판단 착오로 저지르는 황당한 실수를 의미한다.

정범모의 실수는 팀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나왔다. 4회까지 2실점으로 엘지 타선을 막은 한화 선발 유먼은 5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자는 엘지의 5번타자 이진영이었다. 유먼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6구로 왼손 타자의 바깥쪽으로 향하는 회심의 직구를 뿌렸다.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는 예리한 직구였다. 정범모는 이 공을 받고서 삼진으로 판단했고, 공을 바로 1루수 김태균에게 던졌다. 야구에선 통상 투수가 삼진을 잡으면 포수가 공을 1루로 던지고, 그 공은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거쳐 투수에게 돌아오는 ‘삼진 세리머니’가 펼쳐진다.

심지어 정범모는 공을 1루로 던진 뒤 공수교대를 위해 벤치로 들어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 판정을 내렸고, 3루 주자였던 오지환이 득점했다. 2루 주자였던 정성훈까지 3루를 통과해 비어 있던 홈으로 파고들었다. 투수 유먼이 깜짝 놀라며 홈으로 뛰어들었고, 1루수 김태균이 유먼을 향해 공을 던졌으나 빗나갔다. 포수의 판단 착오로 두 점을 내준 셈이었다.

정범모의 실책 과정에서 심판의 판정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정범모는 우효동 구심에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지 않았나”라고 항의했고, 우 구심은 “‘볼 사이드’라고 말했다. 분명 볼이라고 판정했다”고 답했다. 김성근 감독은 “볼 판정이 명확하지 않았다. 보통 ‘볼 인사이드’ 혹은 ‘볼 아웃사이드’라고 말하는데, ‘볼 사이드’는 처음 들어본다”며 심판에게 항의했다. 경기를 마친 뒤 우 구심은 “나는 평소에도 ‘볼 사이드’, ‘볼 로’, ‘볼 하이’라고 말하며 판정해왔다. 정범모가 나중에 착각한 것 같다며 사과했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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