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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4.23 22:28 수정 : 2015.04.23 22:28

“흥분 말라…2점 줘라” 긴장 풀어줘
결국 실점없이 ‘3이닝 역투’ 마무리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투수한테 어떤 말을 할까?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22일 권혁 투수를 다독이기 위해 9회말 마운드에 올라간 일화를 소개하면서 일단이 드러났다. 당시 상황은 7회부터 마무리를 위해 공을 던진 권혁의 위기. 5-2로 엘지에 앞서고 있었지만, 선두 타자 문선재를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다음 타자 최경철을 상대로 2볼 1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무사 1루여서 홈런이라도 나온다면 걷잡을 수가 없다. 김 감독은 투수 권혁의 뺨을 2~3번 토닥이며 한 말을 23일 엘지와의 경기 전 털어놨다. 김 감독은 “권혁에게 ‘왜 흥분해. 흥분하지 마’라고 말했다. 또 2점 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점수를 줄까봐 위축된 플레이를 하지 말고 과감하게 던지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권혁을 지켜보면서 ‘얘가 긴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운드에 올라갔다”고 했다. 위기 상황에서 잠시 분위기를 바꾸는 효과도 노렸다.

김 감독의 격려 덕분인지 권혁은 최경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손주인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문선재의 도루와 오지환의 내야 안타로 2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정성훈을 깨끗한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권혁은 3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김 감독으로서는 1회 마무리가 아니라 때로는 3회 이상을 책임지며 분투하는 권혁한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꼈을 것 같기도 하다. 삼성의 중간계투 출신인 권혁은 올 시즌 한화에서 가장 듬직한 마무리다. 22일까지 3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리면서 두 차례는 3이닝의 역투를 했다. 김 감독이 권혁의 뺨을 토닥이는 장면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오른 것은 4년여 만에 처음이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였고, 한번 끊어주어야 할 시점이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김 감독은 코치를 대신 보낼 수도 있었지만 직접 마운드에 오른 까닭에 대해 “코치는 그런 말 못하니까. 내가 가야 장난을 칠 수 있잖아” 하며 웃었다. 노감독은 이런 식으로 선수단을 장악해가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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