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5.24 18:47
수정 : 2015.05.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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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N 스포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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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5점 앞선 9회초 도루 이어
9회말 수비때 두번 투수교체
kt 신명철 “매너없이” 삿대질·고성
또 불문율 논란이다. 지난 23일 케이티 위즈의 주장 신명철이 경기 뒤 한화 선수단에 언성을 높이며 격렬히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화가 5점차로 앞선 9회초 도루를 시도한 데 이어 9회말 두 번의 투수교체를 단행하며 이른바 ‘불문율’을 어겼다는 논란 때문이다.
한화는 6-1로 앞선 9회초 볼넷으로 출루한 강경학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케이티 내야진이 주자의 진루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무관심 도루’였다. 한화 벤치는 2루에 안착한 발빠른 강경학을 빼고, 발이 느린 포수 허도환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9회말엔 한화의 투수 세 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7회부터 구원 등판한 왼손투수 박정진이 9회말 첫 타자 장성호를 땅볼로 잡았고, 우타자인 김상현을 상대하기 위해 신인 김민우가 등판했다. 김민우는 김상현을 삼진으로 잡았다. 주자가 없고 아웃카운트가 단 하나 남은 상황에서 41일 만에 1군에 복귀한 윤규진이 등판했다. 윤규진은 문상철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인 김진곤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 팀의 선수들은 경기 후 홈플레이트 쪽에 모여 신경전을 벌였다. 케이티의 주장 신명철은 격앙된 채 언성을 높였다. 한화가 5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실행한 무관심 도루와 두 번의 투수교체가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매너없는 플레이였다는 것이다.
야구계에서 6회 이후에 6점 이상의 차이가 났을 때는 도루나 번트, 투수교체를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이날 한화와 케이티 경기는 6점 이상의 차이가 나진 않았지만, 아웃카운트가 세 개 남은 9회였다. 한화는 이 불문율 논란에 휘말린 적이 두 번 있었다. 지난 4월12일 롯데의 황재균 선수가 두 번의 사구를 맞은 빈볼 논란도 이 불문율 때문이었다. 4월21일엔 엘지가 한화에 10-0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에 유원상, 이동현을 연달아 내보냈다. 이들도 컨디션 점검 차원의 등판이었다. 최근 타고투저의 상황에서 도루나 번트, 투수교체를 자제하는 불문율은 한국 야구의 상황과 스포츠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양 팀 사령탑은 서로를 이해하는 모양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24일 경기 전 “우리 팀은 우리 팀의 입장이 있고, 케이티는 케이티의 입장이 있다. 야구는 상대적인 것이 아니겠나. 케이티가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조범현 케이티 감독 역시 “각 팀마다 상황과 전력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팀의 사정을 감안하면 나도 5점차에서 스퀴즈를 낼 수 있다. 김성근 감독도 안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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