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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28 18:38 수정 : 2015.05.28 22:16

지난 27일 마산구장에서 두산의 오재원과 엔씨의 해커가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해커의 옆으로 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있다. 두산의 벤치에서 민병헌이 던진 이 공은 외야 펜스까지 굴러갔다. <에스비에스> 중계화면 갈무리

두산-NC 벤치클리어링 전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오후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날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 도중 엔씨의 투수 해커를 향해 공을 던진 두산의 민병헌을 3경기 출장정지와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전날만 해도 해커에게 공을 던져 경기에서 퇴장당한 선수는 두산의 장민석이었다. 하지만 28일 오전 민병헌이 “공을 던진 사람은 나다. 경기가 끝나고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동료가 피해를 보는 것이 미안하고 괴로웠다”고 말해 장민석의 대리퇴장 사실이 알려졌다.

벤치클리어링의 발단은 엔씨의 해커와 두산 오재원의 기싸움에서 비롯됐다. 두산이 엔씨에 1-7로 끌려가던 7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원은 1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요청하며 타석에서 벗어났고, 심판이 타임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미 왼발을 올리며 투구 준비동작에 들어갔던 해커는 공을 포수 뒤로 높게 던지며 마운드를 한바퀴 돌았다. 다소 불만스런 표정이었다.

오재원은 1루 쪽 땅볼로 아웃됐고, 1루 커버에 들어간 해커는 오재원을 향해 영어로 “겟 인 더 박스!”(타석에 있어!)라고 외쳤다. 앞서 오재원이 타임을 요청한 뒤 타석에서 벗어났는데, 해커가 이를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오재원은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한 뒤에 타석에서 벗어났고, 이는 케이비오 규정상 문제가 없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스피드업 규정으로는 타자가 타석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주심이 인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해커는 투구 준비동작을 하면서 타석을 뒤늦게 봤기 때문에 오재원이 타임을 요청한 것을 보지 못했다. 서로 충분히 오해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타자 오재원이 타임아웃 외치자
와인드업 투수가 신경질적 반응
땅볼아웃뒤 말다툼 끝 충돌 빚어

민병헌 “해서는 안될 행동 했다”
3경기 출장정지·40시간 봉사 징계
장민석 대리퇴장 뒤늦게 드러나

해커의 지적에 오재원도 지지 않았다. 오재원은 소리를 지르며 해커에게 달려들었고, 1루심과 1루 코치가 오재원을 말리는 사이에 두산의 더그아웃 쪽에서 해커를 향해 공이 날아왔다. 빠르게 날아온 공에 해커가 직접 맞지는 않았지만, 해커의 앞을 지나며 외야 펜스까지 굴러갔다. 벤치클리어링이 마무리된 뒤 심판들은 두산의 벤치로 가서 공을 던진 사람이 누구인지를 물었다. 이때 두산에서 세 선수가 손을 들었다. 박건우와 장민석, 민병헌이었다. 결국 벤치클리어링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장민석이 퇴장을 당하고, 경기는 재개됐다.

이튿날 두산은 공을 던진 선수가 민병헌임을 밝히고,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단 교육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병헌도 “야구 선수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케이비오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았음에도 27일 운동장에 뛰어들어 몸싸움에 가담한 두산의 홍성흔에게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고, 두산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했다.

이번 공 투척과 대리퇴장 논란에 대해 선수들의 단체인 선수협회도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벤치클리어링 도중 상대팀 선수에게 야구공을 던지는 등 경기 과열로 인해 나온 비신사적 행위들에 대해 선수들을 대표해 야구팬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또 선수협은 “상대팀에게 야구공이나 야구배트를 투척하는 행위는 동업자 정신을 잊고, 스포츠정신을 위배한 행위라고 판단한다. 이런 행위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전체 선수들이 결의하고, 자체 교육과 더불어 제재 수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근 프로야구계에 빈볼, 욕설에 공 투척, 대리퇴장 논란까지 잇따르고 있다. 한창 물이 오른 프로야구 인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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