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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31 19:19 수정 : 2015.05.31 19:19

왼쪽부터 엄상백 선수, 정대현 선수.

젊은 선발투수들 연이은 호투
엄, 새 주무기 ‘체인지업’ 효과

“엄상백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조범현 케이티 위즈 감독이 지난 30일 두산에 7-4로 패배한 직후 남긴 말이다. 이날 케이티는 6회까지 4-1로 앞서고 있었으나, 7회에만 4점을 헌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6회까지 선발 엄상백이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7회 필승조인 장시환을 내보내고도 상대 타선을 막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케이티는 10승41패로 승률 2할대를 지키지 못하고 1할대로 다시 떨어졌다.

엄상백은 희망을 줬다. 엄상백은 30일 선발 등판해 두산의 타선을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19일 엔씨전에 이은 시즌 두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엄상백은 직구 구속이 평균 130㎞대 후반에 그쳤으나, 직구와는 구속이 10~20㎞ 차이 나는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결정구는 체인지업이었고, 두산의 타자들은 직구와 구속 차이가 나면서도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5회와 6회 주자를 1, 2루에 두고서 던진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고, 엄상백은 실점을 최소화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엄상백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케이티에 입단할 당시엔 사이드암(옆구리 투수)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투구 동작은 스리쿼터에 가깝다. 스리쿼터는 팔 위치가 사이드암과 오버핸드 사이에 있다. 엄상백은 시즌 초 팀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박세웅이 롯데로 트레이드되자 5월초부터 선발진에 합류했다. 선발진에서 5월초에는 4이닝 정도를 2~3실점 정도로 막으며 나름 버텨주던 엄상백은 지난 19일 엔씨의 강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막으며 첫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비결은 최근에 습득한 구질이다. 엄상백은 올 3월 스프링캠프에서 팀 동료 고영표에게서 체인지업을 배웠고, 한달간 2군에서 구질을 연마한 뒤 1군 무대에 나타났다. 새 구질은 그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공끝이 좋은 직구와 체인지업은 절묘한 한쌍이었다. 애초 그의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지난해 덕수고를 청룡기 대회에서 우승시켰던 구질도 그의 직구와 슬라이더였다. 프로에 오자마자 그는 변신을 시도했고, 새 주무기를 장착한 셈이다.

케이티는 선발 정대현이 지난 28일 엘지전에서 7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승을 챙기는 등 최근 젊은 투수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케이티는 28일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를 방출하고서 고른 새 외국인 선수로 투수가 아닌 타자를 선택했다. 조범현 감독은 “공격력이 우선이다. 투수는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를 기용해 당장 한 경기를 잡기보단,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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