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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6 18:28 수정 : 2005.10.06 18:28

직선타구

‘가을잔치’가 시작됐다.

포스트시즌이 되면 야구 팬들을 흥미롭게 하는 것이 특정팀의 징크스다. ‘저주’라는 말이 붙는 이 징크스는 깨지기도 하고, 이어지기도 하며 팬들을 울리고 웃긴다.

2002년 국내에서는 ‘달구벌의 저주’가 풀렸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번번이 깨진 것을 말하는 이것은 1984년 생겼다. 삼성은 이 해 전기리그 우승 뒤, 후기리그 막판 노골적인 져주기 경기를 펼친 끝에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만만한’ 롯데를 선택했다. 그러나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롯데에 3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후에도 삼성은 최강 전력을 가지고도 한국시리즈에 7번 도전해 모두 실패하다가 2002년 ‘달구벌’ 대구에서 엘지를 누르고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그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가 풀렸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헐값(12만5천달러)에 판 뒤 월드시리즈에서 4차례나 7차전에서 쓴잔을 마셨고, 양키스는 루스 영입 이후 26차례나 우승하며 명문구단이 됐다. 보스턴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에게 3패 뒤 기적같은 4승을 따낸다. 그리고 내친 김에 월드시리즈에서 4연승해 86년 만에 저주에서 벗어났다.

아직 풀리지 않은 저주도 있다. 시카고 커브스는 ‘염소의 저주’에 걸려 있다. 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 샘 지아니스라는 커브스 팬이 염소를 데리고 구장에 들어가려다가 저지당하자 “커브스에 저주를 내린다”고 소리친데서 비롯됐다. 당시 최강 전력이던 커브스는 3승4패로 무너졌고,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3년에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플로리다 말린스에 3승1패로 앞서며 58년 만에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6차전 3-0으로 앞선 8회 1사 2루에서 커브스의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잡을 수 있었던 파울 타구를 관중석에 있던 26살의 스티브 바트먼이 먼저 낚아챘다. 커브스는 이후 무엇에 홀린 듯 8점을 주고 거짓말같은 역전패를 당했고 7차전마저 내주고 땅을 쳤다.

2003년에는 일본에서도 저주를 풀지 못했다. ‘켄터키 후라이드의 저주’에 걸린 한신 타이거즈가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다이에 호크스에 2-6으로 졌다. 한신은 1985년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광적인 팬들이 오사카의 도톤보리 강으로 뛰어들었고,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점 앞에 서있던 샌더스 대령의 모형까지 도톤보리 강에 던졌다. 이 해 한신은 세이부 라이온즈를 꺾고 일본시리즈를 제패했지만, 이후 20년 동안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한신은 올해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해 일본시리즈에 올랐다. 한국과 미국에 이어 올해는 일본에서 저주가 풀릴지 궁금해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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