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16 16:08
수정 : 2015.06.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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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 감독(오른쪽)이 17일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서 2회말 마운드에 올라 넥센 선발투수 피어밴드(왼쪽)의 견제 동작이 보크가 아니냐며 박종철 1루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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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권혁· 정근우 등 팬투표 포지션 1위에 한화 5명
“개별 성적 조금 뒤떨어져도 팀이 인상적이기 때문”
프로야구 올스타전에도 ‘김성근 열풍’이 거세다.
지난 15일 2015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팬투표 1차 집계 결과를 보면, 각 포지션에서 1위를 차지한 한화의 선수가 5명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팬투표로 올스타전에 출전한 선수가 외국인 선수 펠릭스 피에 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한화는 올스타 팬투표에서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선수들은 박정진(중간투수 부문), 권혁(마무리투수), 조인성(포수), 정근우(2루수), 이용규(외야수) 등이고, 2위를 차지한 선수들은 안영명(선발투수), 김태균(1루수), 김회성(3루수), 권용관(유격수), 최진행(지명타자) 등이다. 3명이 선발되는 외야수 부문에선 김경언이 2, 3위인 기아의 김주찬, 넥센의 유한준과 불과 1만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한화는 최근 몇년간 올스타전 팬투표와는 크게 인연이 없는 팀이었다. 지난해 펠릭스 피에만이 팬투표로 출전했고, 2013년엔 전무했다. 그 이전엔 류현진이 거의 매년 선발됐을 뿐, 타자들은 김태균, 장성호, 이범호, 김태완 등이 돌아가며 팬투표로 선발됐다. 최근 5년간 한 해에 3명 이상 선발되는 경우는 없었다.
한화 선수들이 팬투표에서 선전한 이유는 그들의 성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올시즌 처음 신설된 중간투수 부문에선 넥센의 조상우(평균자책점 2.32, 10홀드, 42.2이닝)의 성적이 박정진(평균자책점 2.73, 11홀드, 52.2이닝)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마무리투수 부문에선 권혁이 ‘혹사논란’을 일으키며 야구계 최고 화제로 떠올랐지만, 세이브와 평균자책점 등의 성적에서 넥센의 손승락이 우월하다. 2루수 부문에서도 타율과 안타, 도루 등의 부문에서 엔씨의 박민우가 정근우보다 성적이 좋다. 한화의 포수 조인성은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결장해 올시즌 37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1할7푼8리에 불과하지만, 팬투표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안경현 해설위원(KBSN)은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한화가 팀으로서 보여준 모습들이 워낙 인상적이기 때문에 개별 선수들의 성적이 조금 뒤떨어져도 팬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원래 올스타 팬투표는 팀 분위기와 평소 인기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팬투표는 지난 10일에 시작돼 7월3일까지 진행되고, 매주 월요일마다 중간 집계 결과가 발표된다. 향후 3주간 각 팀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팬투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각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인 12명은 팬투표와 선수단 투표가 각각 70%, 30%씩 반영돼 결정된다. 2013년까지는 팬투표를 100% 반영해 선수들을 선발했으나, 2012년에 롯데가 이스턴리그, 2013년에 엘지가 웨스턴리그 포지션별 팬투표 1위를 싹쓸이하면서 선수단 투표가 새로 도입됐다. 당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던 넥센의 박병호나 강정호도 팬투표에서 2위로 밀려났다. 팬층이 두터운 엘지, 롯데, 기아 등이 다른 팀들에 비해 유리했기 때문이다.
올시즌엔 엘지, 롯데, 기아 선수들이 팬투표에서 부진하다. 엘지에선 포지션별 1위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명도 없고, 롯데는 강민호, 황재균이 그나마 1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살리고 있다. 기아에서도 양현종이 선발투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김주찬이 외야수 부문 2위를 기록 중이다.
팬투표 1차 집계결과 부문별 1위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임창용(마무리투수), 구자욱(1루수), 나바로(2루수), 김상수(유격수), 최형우(외야수), 이승엽(지명타자) 등 총 6명이 1위를 차지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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